▲ 강우정 충주대 교무처장과 보직교수들이 지난 2월 20일 오전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특정인에 대한 교수 특별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속보>=국립 한국교통대학교가 통합 전인 충주대 때 지난 1월 전임교원을 특별채용하면서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을 어기고 위법으로 채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세종데일리 2011년 12월 28일, 2012년 1월 16일, 2월 3·13·17·20·24·27일자 보도)

이 같은 사실은 충주대가 본보 기사(2월 13일자)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조사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특히 앞서 고소인을 대리해 경찰에 출석, 조사를 받은 이 대학 교무처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충주대는 ‘유령 교원인사규정’을 갖고 전임교원을 특별 채용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게다가 2월 20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교무처장 등 일부 보직교수들이 밝힌 ‘충주대학교 언론 보도에 관한 해명’ 자체는 ‘대시민 사기극’을 벌인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전임교원 특채 근거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에 전무

지난 19일과 26일 충주경찰서 경제팀에서 고소사건 관련, 2차와 3차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조사관은 고소인을 대리해 출석한 교무처장이 “전임교원은 2011년 12월 29일부터 2012년 1월 5일까지 모집했고 같은 해 1월 6일부터 9일까지 1차 심사를 거쳐 1월 10일 오전에 2차, 오후에 3차 최종 심사를 마쳤기 때문에 1월 13일자 제정한 인사규정을 적용한 것이 아니므로 허위 보도”라고 진술했다고 했다.

26일 대질 조사 때도 이 대학 이상욱 교원인사팀장은 “이번 전임교원 특채는 1월 13일 인사규정을 적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종전 2010년 6월 23일 교원 인사규정과 2011년 6월 9일자 공표 제정된 전임교원 특별채용에 관한 규정 등 두 규정을 가지고 뽑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주대의 이 같은 주장대로라면 이 대학은 스스로 인사규정을 어기고 법령을 위반한 채 전임교원을 특별 채용했다는 것을 시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기간 내에는 전임교원을 특별 채용할 수 있는 근거가 대학 내 ‘인사규정’은 물론 관련 지침 등 어느 곳에도 명시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충주대가 지난해 6월 9일 제정한 ‘전임교원 특별채용에 관한 인사규정’(2012.1.13폐지)은 물론 같은 해 11월 1일 제정한 ‘충주대학교 전임교원 신규채용 전형지침’에도 전혀 없다.

특히 이 팀장이 26일 조사에서 “1월 13일 2차 개정한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1차 개정한 2010년 6월 23일 규정한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 날자로 제정된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에는 제2조(정의) 1에 ‘전임교원이라 함은 ‘고등교육법’ 제14조 제2항에 따른 교수, 부교수, 조교수 및 전임강사로서 학생을 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하는 자 또는 학문연구만을 전담하는 자를 말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형지침’에도 전임교원은 교수, 부교수, 조교수 및 전임강사를 말한다고 규정돼 있다.

반면 ‘전임교원 특별채용에 관한 인사규정’에는 전임교원에 대한 정의가 아예 명시돼 있지 않다. 그렇다면 충주대가 지난 1월 10일자로 최종 심사를 마친 전임교원은 무슨 근거로 특별채용됐을까?

한 마디로 우선 특정인을 전임교원으로 선정해 놓고 인사규정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학이 주장하는 유일한 채용 근거는 2011년 12월 30일 개정한 ‘충주대학교 학칙’ 중 제4조(전임교원) 1항이다.

이 항목은 '전임교원은 본 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 부교수, 조교수 및 전임강사를 말하며, 학생을 교육 · 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하되, 필요한 경우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 · 지도, 학문연구 또는 산학협력을 담당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문제는 학칙에 ‘전임교원’에 산학협력을 포함시켜 근거를 마련했을지는 모르나 1월 13일자 2차 개정한 ‘교원 등 인사에 규정’을 제외한 어디에도 전임교원에 ‘산학협력’을 포함시켜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충주대, 경찰 조사 진술과 기자회견 내용 달라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교무처장이 기자 고소사건 고소인 대리인으로 경찰 조사 때 진술한 대로 “올해 1월 10일 최종 심사를 마쳤고 이날 특채를 결정했기 때문에 1월 13일자 인사규정을 적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면 충주대는 지난 2월 20일 ‘대시민사기극’을 벌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특히 충주대 강우정 교무처장을 비롯해 이주성 학생처장, 남중웅 홍보실장 등 보직교수들은 ‘충주대학교 언론 보도에 관한 해명’이란 기자회견 배포자료 마지막 장에 관련 법령 자료를 첨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산학협력 중점교수’ 채용근거로 고등교육법 제15조(교직원의 임무) ②항과 충주대학교 학칙 제4조(전임교원) 및 ‘충주대학교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 제2조(정의) 1 ‘전임교원’을 제시했다.

충주대가 제시한 근거 중 하나인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 제2조(정의) 1에 명시해 놓은 전임교원 정의에 ‘산학협력을 담당하는 자를 말한다’가 신설 · 삽입된 곳은 지난 1월 13일 2차 개정한 인사규정 외에는 없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이상욱 교원인사팀장은 26일 “인사규정 전에 학칙이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전임 교원 특별채용 규정에 국내외 학·연·산 기관에서 높은 업적을 이룬 자 또는 경력자와 학문적 명성이 높은 석학이나 연구 실적이 탁월한 자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2월 20일 기자회견 때 충주대가 밝힌 채용근거 중 ‘교원 등 인사에 관한 규정’은 올해 1월 13일자 인사규정을 명시해 놓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채용근거가 그렇다는 것이지, 인사규정을 적용했다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결국 고소인 대리인으로 출석한 강우정 교무처장과 이상욱 교원인사팀장 진술대로라면 충주대 보직교수들은 공개된 기자회견 자리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22만 충주시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일부 시민들의 반응이다.

결론적으로 충주대는 전임교원을 특별 채용하면서 학칙에만 근거를 마련해 놓았을 뿐, 인사규정은 특정인을 교수로 채용한 다음 변경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충주대 장병집 총장이 지난 2월 20일자로 ‘교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도 확인됐다.

장 총장은 이 글을 통해 “12월 29일 학칙이 개정돼 (중략)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근거가 다시 학칙에 반영되고 LINC사업 추진을 위해 부랴부랴 채용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대학인사위원회 심의를 1월13일까지 마쳐야 한다는 교과부의 지시에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