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일 충주대 교수회장                                                                     장병집 충주대 총장

<속보>=국립 충주대학교(총장 장병집)가 학내 임시직(계약직)인 특정인을 정식 직원으로 임용하면서 특혜를 부여한 것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교교수회’와 ‘교수평의회’를 없애기 위해 학칙 개정 움직임을 보이자, ‘교수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세종데일리 2011년 12월 27일자, 2012년 1월 15일자 보도)

특히 교수회는 총장과 대학당국의 교수와 교수회 무시가 도를 넘어 섰고  두 기구 말살을 시도하는 등 총장의 전횡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 전체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동참을 호소하며 대학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섰다.

대학 측의 학칙 개정 움직임은 총장의 독단적 대학운영을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된 학칙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교수평의회에서 의결됐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2일 충주대 교수회(회장 권일 · 도시공학과)가 지난 1일 전체 교수에게 보낸 메일에 따르면 최근 총장과 대학당국이 교수회를 무시하는 사례가 빈번했을 뿐만 아니라 교수회 및 교수평의회 말살을 시도하기 위해 일부 직원들을 부추겨 학칙 개정에 나서는 등 총장 1인 권력 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교수회는 총장과 대학당국이 마련한 학칙 일부 개정안인 ‘직원회 및 대학평의원회의 구성 · 운영’에서 현행 학칙 상 교수회를 '전교교수회'(제17조)와 '대학교수회'(제18조)로 구분 조직하도록 돼 있는 내용을 아예 삭제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임 강사 이상의 교원이 교수회장을 직접 선출하는 조항과 교수평의회(제19조) 조항도 삭제시켜 교수회와 함께 교수평의회도 폐지할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대학당국은 이를 없애는 대신 교수회와 동급의 학칙 기구화된 ‘직원회’ 설치와 함께 교수평의회를 대신하는 ‘대학평의회’ 설치를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대학평의회 구성을 총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독소조항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대학 측은 교수회장에게 지난달 26일 교무과장과 계장이 나서 직원회의 요구에 따라 총장과 교무처장 결재가 난 이 같은 학칙 일부 개정안을 설명하며 다음날부터 공람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하지만 권 교수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학본부의 학칙 개정안은 민주화된 대학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 교수들이 (비민주적 작태를)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학칙에서 전교교수회 교수회장 직선조항을 비롯해 전교교수회 심의사항 중 가장 중요한 학칙 개정 조항 삭제는 교수회 기능을 형해화(形骸化)시키는 것”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권 회장을 비롯해 대다수 교수들이 이 안을 반대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직원회’를 학칙에 삽입한 대학이 전국 50여개 국립대학 중 공주대 1곳 뿐이며,  직원회에서 이를 요구한다 하더라도 충주대처럼 무조건 반영하기 보다 오랜 연구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다가 일부 국립대 중 대학평의회를 구성한 대학들도 있으나 이같이 총장이 지명하는 보직교수(5인)가 평의원으로 들어가는 예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통상 30∼35명 이내인 평의원의 경우 ‘단과대학교수협의회’에서 추천하는 25∼30명의 교수와 직원, 학생, 동문회에서 추천한 5∼6명을 합해 구성하고 있다.

총장 독단행정.인사전횡 막을 제도 장치 필요

그러나 충주대가 마련한 개정안에는 총장과 학장(총장이 임명)이 지명 또는 추천하는 평의원이 절반에 가까운 13∼14인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총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직원 8인이 포함되므로 교수회에서 추천하는 평의원 8인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학평의회마저 총장에게 종속되는 구도가 돼 본래 설치 목적인 ‘권력의 분립 및 총장과 대학본부에 대한 견제기능’이 상실될 우려가 크다.

앞서 충주대는 지난해 10월 20일 평의회 의결을 거쳐 교수회가 발의한 ‘총장임용추천 규정 개정(안)’(교수회 375호) 의결을 이해관계에 있는 직원회가 동의하지 않는다며 묵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교 교수회 기능의 형해화와 교수평의회 폐지 등이 담긴 학칙 개정안이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직원회가 요구한다는 명분만으로 총장과 교무처장이 결재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27일 교무처장이 교수회장을 면담 요청한 자리에서 교무처장은 “총장의 결재까지 거친 내용이지만 이번 학칙개정 건은 없었던 것으로 할테니 교수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학칙개정도 이번에는 추진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총장과 그의 측근들이 이를 막아볼 요량으로 불순한 기도에서 출발했다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한편, 교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칙 개정(안)은 교수회와 교수평의회가 개진한 건설적인 의견을 무시하고 총장의 독단적 대학운영을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장치가 마련된 내용을 담아 지난달 31일 교수평의회에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