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찬반 주민투표가 한 달 남짓 남은 가운데 청원군에서 6∼7급 이상 직원과 농촌지역은 대체로 통합에 부정적인 반면 하위직과 아파트지역 주민들은 찬성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공무원들은 속으로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는 반면 찬성하는 직원들은 시청 직원이 될 경우 장래가 더 밝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내수·오창·오송 등은 대체로 찬성인 반면 낭성·미원·가덕·남일·남이 등 농촌지역은 통합이 되면 세금 등 불이익이 예상된다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여전히 일부 공무원들이 관 주도로 진행되는 모양새 때문에 통합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 통합이 성사된다 해도 내부 잡음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청원군 공무원 A씨는 16일 “군이 아무래도 조직이 큰 청주시에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대놓고 얘기는 못 하지만 승진이 걸린 직원들은 통합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통합이 되면 유사 부서가 통·폐합될 텐데 그러면 6·7급 직원들의 반발이 심해질 것”이라며 “또 ‘읍·면 → 군’에서 ‘읍·면 → 구 → 시’로 단계가 늘어난다. 그러면 구에 부서가 더 늘어나는데 인원은 그대로이니 대민·행정인력에서 충원할 것이고 결국 행정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B씨는 “이 군수가 공정한 인사기준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막상 통합이 되고 나면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직원에게 지역을 할당, 통합 홍보를 하도록 하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C씨는 “어떤 굉장한 압박을 가하는 건 아니지만 대민 홍보를 할당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하는 게 무슨 주민 주도형 통합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안다”며 “하지만 군수가 저렇게 뛰고 있는 마당에 그걸 갖고 부정적인 얘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군청 직원들 뿐 아니라 청원군민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진 않지만 통합 찬반 여론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통합에 긍정적인 직원들은 이런 우려를 기우로 생각하고 있다.

D씨는 공무원노조에 대해 “통합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군수를 보면 저렇게 태클은 못 걸 텐데 아쉽다”며 “승진의 경우 2014년까지 시간이 있으니 차라리 통합 홍보에 열심히 나서 군수 눈에 드는 게 나중을 위해 더 좋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과장급 직원 E씨는 “이 군수가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고 그 군수의 공약 실천을 우리가 보좌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라며 “공무원은 업무 특성상 보수적인 시각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어 급격한 변화에는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통합이 되면 재정자립도가 크게 향상되고 나아가서는 광역시로의 발전도 가늠해볼 수 있다. 지금은 투표율 제고에 힘써야 할 때”라고 우려의 시선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