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원군 공무원노조가 15일 청원군청 브리핑룸에서 공무원의 통합 홍보활동 중단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근 청주·청원 통합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청원군이 전 직원들에게 통합 찬반 주민투표를 독려하라며 지역을 할당하고 매주 홍보 실적을 받는 바람에 군 공우원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공무원노조의 ‘반기’는 직원들에게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며 관 주도의 통합을 밀어붙여 온 데 대한 예견된 수순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순풍을 타고 있는 듯 보였던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 행정구역 통합 분위기에 제동이 걸릴 지도 주목된다.

전국공무원노조 청원지부는 15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적인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에 공무원을 내모는 홍보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공무원은 철저히 중립적 입장에서 행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군수는 통합에 비협조적인 공무원에게 제재가 따를 것이라는 발언을 하며 공무원들을 주민투표의 전면에 내몰고 있다"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 독려와 확정되지 않은 합의사항의 홍보물 제작·배포는 사전 투표운동"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청주시장은 통합에 진정성을 보인다면 가장 민감한 통합청사 위치, 공무원 인사기준, 통합시 명칭 등을 주민투표 전 확정해야 한다"며 "통합 후 재정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단체장은 통합시 재정 악화에 대한 대안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007년 버스 요금을 단일화한 충주·제천도 재정 부담으로 2010년 다시 구간요금제로 전환했다"며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도 향후 지속가능한 정책인지 궁금하다"며 "16만 청원군민이 통합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양 지자체장은 이같은 문제에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청원지부 관계자는 “각 부서장 중심으로 매주 한 번 개인별로 실적을 받고 있다. 양식도 있다”며 “지난 4일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를 위한 객관적 자료제공 활동계획 통보’라는 이름의 공문이 하달되면서 개인별 홍보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인사고과와는 관계없지만 자치단체장(이종윤 군수)이 홍보를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말을 공개석상에서 하는 마당에 부담을 갖지 않을 직원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청원군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다.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이번 홍보 활동 때문에 직원들에게 행정적 과부하가 걸린다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 김재욱 군수 때는 반대였다가 이종윤 군수가 취임한 후 공문으로 분위기를 찬성으로 몰아가며 자료를 만들고 홍보하는 자체에 자괴감을 갖는 직원들도 많다. 분명 자기들의 예전 기조가 있는 데도 단체장 방향에 따라 입장을 바꿔야 하는 현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민협의회와 시민협의회가 상생발전방안에 합의한 건 주지의 사실이며 이 합의사항을 군민들에게 전달하는 건 공무원의 임무"라며 "군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왜 그걸 가지고 부정적으로 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사전 투표운동이라고 하는데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 선거기간이 아니니 괜찮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