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제19대 총선에 출마할 충북도내 8개 선거구 후보자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일부 선거구에서는 공천 후유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낙천자 중 일부는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자칫 보수층이 분열돼 야당 후보에게 반사이익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청원 선거구 이승훈, 낙천자 껴안을 수 있을까

우선 전략 공천 지역으로 분류돼 ‘거물급 인사’ 징발론 까지 대두됐던 청원군 선거구가 제일 심각하다. 이 때문에 청원군 선거구 공천 후유증이 지역 보수층 분열이라는 ‘악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 8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 새누리당은 공천보류지역이던 청원 선거구에 이승훈(57) 예비후보를 공천했다.

이 예비후보의 공천이 확정되자 나머지 후보들은 "친박계 계파공천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며 재심 청구 등 중앙당 공천결과에 크게 반발했다.

공천을 자신했던 손병호(55) 예비후보는 지난 16일 도당을 항의 방문해 "공천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정한 공천을 전재로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오성균(45) 예비후보도 "민주당에 지역구를 헌납하는 결과"라며 중앙당에 공천 재심을 요청했다. 그는 재심 결과에 따라 앞으로 정치적 거취를 결정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이를 놓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천 후유증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청원 지역구에서 과거 경험했던 선거 패배를 또다시 답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변재일 후보가 오성균· 손병호 두 후보의 동반 출마로 표심이 분산되면서 당선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 수치 비교이지만 당시 두 후보의 득표 수를 합치면 변 후보를 이길 수도 있었다. 결국 같은 보수 정당 간 대결로 보수층 표심이 분산됐기 때문에 승리를 민주당에게 넘겨주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도 낙천자들의 무소속 출마나 탈당이 현실화될 경우 여권 지지층 양분으로 선거 판도는 민주통합당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천·단양 엄태영 무소속 출마 시 송광호 ‘위험’

제천·단양 선거구도 마찬가지다. 엄태영 전 제천시장이 본선 레이스 대열에 낄 경우 최대의 피해자는 송광호 현 의원이다. 반면 최대 수혜자는 민주통합당 서재관 전 의원일 수밖에 없다.

결국 ‘다 잡은 토끼 놓치는 형국’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두 사람의 역할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송 의원이 이번 출마를 끝으로 엄 전 시장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할 수 있다면 두 사람 사이의 앙금을 씻고 관계를 복원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엄 전 시장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경우, 만에 하나 송 의원이 낙선된다면 '책임론'을 면키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제14대부터 제18대까지 송 의원은 당선과 낙선을 반복하며 ‘지옥과 천당’을 수차례 왔다 갔다 한 징크스가 있기 때문에 이번 차례는 낙선할 때 이므로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은 엄 전 의원이 ‘찬스(때)’를 실기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지만 그의 선택에 따라 결과는 분명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엄 전 시장은 젊고 의지가 남달라 ‘지혜로운 선택’을 통해 공주의 품에 다른 모습으로 안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보은· 옥천· 영동 심규철 ‘양보가 미덕’일 뿐

보은· 옥천· 영동 지역도 심상치 않다. 게다가 박근령 씨가 자유선진당으로 출마하겠다고 나선 판국에 심규철 전 의원 마저 무소속 출마로 버틸 경우 새누리당 후보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구 대물림 때문에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대 후보를 따돌릴 수 있는 호기를 맞아 이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따라 선거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상적인 대안이라면 이번만큼은 심 전 의원이 양보한 다음 선대위원장 수락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견해다.

만약 심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새누리당 필승구도는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다.

▶중부 4군, 김수회 카드가 ‘변수’로 작용

지난 17일 막을 내린 중부4군 국민참여경선대회에선 경대수 도당위원장이 공천권을 따냈다.

하지만 경선에 참여 조차 못했던 김수회 예비후보의 발빠른 행보 역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김진영 전 국회의원마저 이 선거구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자체 여론 조사 결과 오차 범위 내 또는 일정 부분 앞선 것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낙천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 등을 강행할 경우 예기지 않은 복병 때문에 기회를 놓칠 우려를 낳고 있다.

경 공천자가 당내 경쟁자였던 김영호·김수회 예비후보를 어떻게 챙겨 본선 레이스를 치를 지 여부에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정치력 발휘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