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충북 청주시청 대회의실에서 대형마트 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중소유통기업간의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주말 영업 재개 초읽기에 돌입한 충북 청주시가 8일 이들 업체 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상생 방안을 모색했으나 속 빈 강정이란 비난이 일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중소상인들이 집단행동을 결의하자 서둘러 마련한 자리인 데다 회의 결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시는 이날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청주지역 대형마트 점장 6명, SSM  점장 4명과 대·중·소유통기업 간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초 공개하기로 했던 이번 간담회는 대형마트 측 점장들이 반대하면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1시간여의 간담회 결과 대형마트 측은 △의무휴업을 요구하는 지역사회 분위기 본사 전달에 노력 △상공회의소 미 가입 업체는 본사 차원에서 검토하도록 전달 △지속적인 안정 공급과 가격경쟁력 보장 시 지역상품 구매 적극 참여 노력 △봉사활동·장학금지원 등을 지점이 자율 추진할 수 있도록 본사에 건의 △지역단체·소상공인과 대화의 장 및 전통시장 상인들과 발전방향 모색의 장 마련에 노력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의 추진과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우선 합의 내용을 보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추상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 게다가 참석자들이 점장 급이다 보니 ‘본사에 건의’·‘본사 차원에서 검토’가 주를 이룬다.

간담회 역시 지난 6일 충북도내 민·관·정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중지 등에 반발, 공동 대응을 결의하면서 시를 압박하자 다음날인 7일 급하게 대형마트 측에 통보하면서 하루 만에 꾸려졌다. 결국 이 자리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뭔가는 해야겠다고 판단한 시가 뒷북행정을 보여줬다는 반응들이다.

이에 대해 지난 6일 충북경실련에서 공동대응을 결의한 중소상인들((가칭)지역경제주권 회복을 위한 대형마트·SSM 불매운동 추진위원회, 이하 위원회)은 간담회 뒤인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긴급실무회의를 열고 당초 계획대로 오는 12일 흥덕구 가경동 롯데마트 청주점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앞서 9일 오전 11시 홈플러스 청주점 앞에서 12일 집회 계획 발표, 불매운동 선언, 시민들의 집회 참여 호소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위원회의 이두영 충북경실련 사무처장은 “간담회에서 의무휴업을 하겠다는 얘기가 없어 집회를 강행한다. 간담회에서 아무 내용도 없었고 예상했던 그대로다. 별 기대도 안 했다”며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점장들과 아무리 얘기해봐야 소용없다. 강력한 행정지도단속이 필요하다”고 애당초 회의적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훈 청주시상인연합회장도 “시에 알아보니 통념적인 말만 오고 갔다. 전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 아닌가. 점장들은 힘이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영세상인·전통시장 간 갈등을 중재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지, 당장 어떤 해결책을 도모했던 건 아니다”라며 “상생의 화두를 던졌다는 데 의미를 부여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