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청주지역 중소상인들이 가경동 롯데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취소 재소송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충북 청주지방법원이 지난 1일 청주시내 대형마트 7곳이 영업규제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시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마트 측 손을 들어주자 중소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불매운동 등 집단행동에 돌입한다.

청주시상인연합회 등 지역 중소상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6일 충북경실련 사무실에서 민·관·정이 함께 하는 대책회의를 갖고 대형마트의 영업 재개에 대한 대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상인연합회 관계자들과 더불어 시민단체, 생활용품 도·소매업 관계자, 청주시, 청주시의회, 각 정당(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이 동석한다.

현재 상인들은 대형마트 앞 대규모 집회, 불매운동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훈 청주상인연합회장은 5일 “내일(6일) 오후 2시 경실련에서 대책회의를 할 것”이라며 “원래 시의회에서 하려 했는데 섭외가 안 돼 경실련에서 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시의원 몇 명도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존 의무휴업일이던 둘째·넷째 일요일에 대형마트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처음엔 홈플러스 성안점 앞에서 하려고 했으나 홈플러스가 오는 15일까지 집회 신고를 선점해버려서 가경동 롯데마트 앞 광장에서 일몰시간 대에 첫 집회를 열고 대형마트 불매운동 참여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예정이지만 오는 26일 홈플러스 성안점 앞에서도 집회를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청주가경터미널시장상인회 김태식 회장은 “지난 금요일(3일) 충북도 전통시장 박람회 운영위원회에서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현재 충북시장연합회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문을 닫고 움직이기로 합의는 된 상태”라며 “시가 도와주려는 건 알겠는데 결국 절차상 미흡한 점이 있어 이렇게 되지 않았나. 시를 원망하는 건 아니고 전통시장이 자체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앞서 2004년 6월 24일 문을 연 홈플러스 청주점은 2009년부터 24시간 영업을 개시하면서 충북지역 상인·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렀다.

당시 대형마트 측은 홈플러스 청주점이 24시간 영업을 철회할 경우 다른 지역에도 미쳐질 영향을 우려, 이를 강행한 반면 상인·시민단체들이 주도했던 반대운동은 충북지역 정치권과 지자체 등의 동참으로 점차 확대됐다.

시민단체 등은 홈플러스 상품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고 같은 해 7월 15일에는 청주지역 12개 재래시장 점포 4천500여 곳이 반나절 동안 영업을 중단하는 시위를 벌여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24시간 영업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청주시는 지난 4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둘째ㆍ넷째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휴업하고 평일에는 자정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 영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이 지난달 16일 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리자 시는 개정된 조례를 토대로 나흘 뒤인 20일 영업규제 처분을 다시 내렸다.

그러자 7개 대형마트는 시의 처분이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뤄졌다며 지난 24일 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