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가 조례 개정을 통해 의무휴업을 재지정한 22일 이마트 청주점을 찾은 시민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22일 정상영업이 예고됐던 청주지역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이 청주시의 조례개정을 통한 의무휴업일 재통보로 영업을 재개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체인협)가 조례개정이 졸속으로 처리됐다며 반발, 새 조례에 대해서도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뜻을 내비치면서 제2라운드 공방을 예고했다.

청주지법 행정부가 지난 16일 청주지역 7개 대형마트가 최근 청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시간제한 취소 청구소송'에 대한 본안 판결 선고가 있을 때까지 영업정지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대형마트와 SSM들은 당초 의무휴업일로 지정됐던 22일 일제히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었다. 이러한 대형마트와 SSM의 움직에 대해 청주시는 집행정지 인용결정 사흘 만에 조례를 개정해 이날 정상영업이 예정돼 있던 대형마트와 SSM에 다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을 재 통보했다.

청주시의 경우 대형마트 및 SSM은 모두 27곳 대형마트가 6곳, SSM 21곳(기업형 17곳, 하나로클럽 4곳)으로 이중 하나로클럽 3곳은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1%이상으로 규제대상에 제외돼 24곳이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 대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청주시의 처분에 대형마트들이 또다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자치단체 중 조례를 개정해 의무휴업지정 처분을 내린 지자체는 현재 청주시와 전주시가 유일하다.

대형마트와 SSM이 주요 회원사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22일 "청주시와 전주시가 지역 매장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한 행정 처분을 관철하기 위해 법원의 결정에 맞서 조례를 졸속 개정했다"며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다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이들은 또 "이들 지자체가 조례를 개정하기에 앞서 농어민, 중소협력업체, 영세 임대 상인 등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법원의 결정으로 일요일인 이날 정상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았던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게 됐는데다 신선 식품을 납품하는 농어민들이 준비한 물량을 헐값에 도매시장에 처분하거나 폐기할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행정절차법상 '상당한 기간'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미 유통업체의 입장을 수도 없이 들었고, '상당한 기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보고 나중에 소송이 제기된다하더라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