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민선 4기부터 5기에 걸쳐 무려 6년 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충북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계획이 또 연기돼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충북도는 허탈감에 빠졌고 일각에선 이를 방관하고 있는 지역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4일 충북도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지식경제부가 지난달 23일 공식발표하려던 추가지정 발표를 연기한데 이어 애초 5일로 예정된 제49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 개최 계획마저 무기한 연기했다.

지경부는 애초 경자구역위원회를 열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한 충북·경기·강원·전남 가운데 경기·전남을 배제하고 충북과 강원도를 '예비지정'하거나 '조건부 예비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한을 명시하지 않고 무기한 연기함으로써 경자구역 추가지정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예비지정 무기한 연기 소식을 접한 충북도는 허탈감에 빠져 6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 4일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이시종 도지사가 경제자유구역(FEZ)지정 발표 연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오후 3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경자구역위원회를 갑자기 연기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충북은 경자구역 지정을 받기 위해 2007년부터 6년째 많은 준비를 하고 큰 기대를 걸었는데,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결된 건 아니며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강원도와 힘을 합쳐 반드시 지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지사는 “민간평가위원들이 경자구역 추가지정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렇다면 정부는 처음부터 (경자구역)신청도 받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지사와 충북도가 추가지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는 달리 새누리당 윤진식(충주) 국회의원은 현재 상황을 낙관하는 입장을 보여 변수가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윤 의원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최근 정부 관계자를 만나 충북의 경우 경제자유구역이 없는데다,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이 높고, 상대적으로 낙후지역이라는 점에서 경자구역 지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며 “지정을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면 즉시 보완조치를 취한 뒤 곧바로 지정절차를 밟아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을 위해 일부 지역에 개발계획 '보완요구' 결정을 한 뒤 이를 충족한 곳에 '조건부 지정'하는 것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반영키 위해 당초 예정된 경자구역 위원회 개최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정부가 추가지정 시기를 늦췄을 뿐,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조만간 조건부 허가를 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낙관론을 시사했다.

충북도와 함께 추가지정을 확신했던 최문순 강원지사도 같은 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논리가 작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청와대와 지식경제부가 경제자유구역 예비지정을 당초 예정된 5일에서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적인 접근'이 고려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정부의 평가결과 강원도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만큼 조기지정 받을 수 있도록 자신있게 추진하겠다"는 말을 했다.

충북도는 수차례 수정보완작업을 거쳐 청주공항 항공정비복합지구(항공정비 MRO단지＋항공물류타운) 2.03㎢와 오송바이오메디컬타운(첨단의료복합단지) 1.13㎢, 충주 그린물류관광타운 5.84㎢ 등 청주·충주·청원지역 13.06㎢를 개발구역으로 정한 '충북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안'을 올해 초 지경부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