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배충주시장(가운데)이 19일 충주시 앙성면 비내길을 답사, 최근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인 층층둥굴레 대량 서식지가 훼손된 지역을 찾아 박일선충북환경운동연대(오른쪽 두번째)과 함께 보호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속보>=충주시가 앙성면 비내길에 있는 멸종위기종 군락지를 짓밟는 등 생태환경을 파괴해 놓고 나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세종데일리 5월 15일자 보도)

특히 훼손된 층층둥글레 군락지 보존을 위해 일시적이나마 이곳 출입을 통제하며, 잠정 폐쇄조치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시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20일 충북환경연대와 충주시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이종배 충주시장과 충북환경연대 박일선 대표 등 관계자 20여명은 지난 14일 충북환경연대가 제기했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층층둥글레 군락지 훼손현장을 답사했다.

이들 일행은 층층둥글레 군락지 훼손 현장이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을 인식하며 현장에서 대책회의도 가졌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비내길에 대한 생물조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하고 식물도감 등을 만들 것”을 지시하는 등 비내길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또 이곳을 ‘신경림시인 테마길로 조성’ 하자는 박 대표의 제안도 즉석에서 수용했다.

전날인 18일 충주시는 원주지방환경청과 충북환경연대 등 3자가 공동으로 생태파괴 현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는 환경연대 관계자만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훼손현장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이 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파괴현장 조사과정에서 환경연대는 물론 본보를 비롯한 언론사의 현지 동행 취재를 지나칠 정도로 꺼리는 등 보안을 유지해 ‘폐쇄행정’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현재 비내길 상에 자라고 있는 층층둥글레의 이식은 7 · 8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 길을 폐쇄해야만 더 이상의 생태환경 파괴를 방지할 수 있다.

박일선 환경연대 대표는 “비내길을 잠정폐쇄하지 않으면 길 가운데 자라고 있는 층층둥글레가 계속 밟혀 죽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행정기관 스스로 불법을 조장하는 꼴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환경파괴범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조하는 또 다른 범죄행위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앙성면온천관광협의회’가 25∼27일 열리는 ‘제15회 앙성탄산온천휴양축제’ 기간 중 ‘비내길 걷기’행사를 계획하고 있어 층층둥글레의 수난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하루빨리 이 구간만이라도 폐쇄 조치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실제 비내길 전체 코스 13.5㎞ 가운데 층층둥글레 군락지를 경유하는 곳은 1.25㎞에 불과해 당분간 이곳을 폐쇄 조치해도 비내길 이용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이날 이곳을 찾은 한 주민은 “법을 지켜야 할 자치단체가 불법을 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장은 어려움이 다소 있을 지라도 구체적인 피해실태조사와 대안마련을 속히 하는 것이 비내길을 명품길로 되살리는 길”라고 했다.

앞서 충북환경연대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비내길 층층둥들레군락지 훼손에 대한 조사와 대안마련을 위한 전문가회의를 충주시와 원주지방환경청에 제안했으나 두 기관 모두 묵묵부답이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이 시장이 이날 관계 공무원들과 훼손현장을 답사하므로 심각성을 느낀 반면 전문가 회의 개최 등 대안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시 환경정책과 공무원 가운데 환경관련 분야를 전공 또는 환경직으로 입문한 공무원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다.

환경연대는 “충주시와 원주지방환경청이 비내길을 잠정폐쇄하지 않고 멸종위기종이 밟혀 죽도록 조장한다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