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주시가 15억원을 들여 조성한 층층둥글레 군락지를 관통한 비내길, 가운데 하단은 밟히고 꺽여진 층층둥글레 모습.

충주시가 국비 15억원을 들여 조성한 앙성면 비내길 조성사업이 멸종위기종 군락지를 짓밟은 범죄행위란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환경운동연대(대표 박일선)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0월 충주시가 행정안전부로부터 15억원을 지원받아 앙성면 능암~조천 구간에 산책길과 전망대, 쉼터, 그네 등이 갖춰진 '비내길'을 조성하면서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인 '층층둥굴레' 군락지를 크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연대에 따르면 이곳은 4대강 사업 공사 당시에도 층층둥글레 자생지인 점을 감안, 옛 앙성하수처리장이 위치한 대평교에서 조타골에 이르는 구간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조성을 계획단계에서 포기하고 대신 앙성천을 따라 조성한 곳이다.

환경연대는 이날 이종배 충주시장의 대시민 사과와 이 사업을 강행한 시 환경정책과 관계자 등에 대한 엄중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환경연대는 4대강 사업 7공구 사업을 하면서 비내길 시작과 도착지, 두 곳에 원주지방환경청 명의로 ‘출입금지, 법적보호종 지역’이란 대형 표지판을 세웠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훼손하고 산책로를 조성한 경위에 대해서도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환경연대의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충주가 층층둥글레 국내 최대 자생지로 추정되며 특히 가장 대표적인 서식지가 비내길을 조성한 지역인 것을 사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공론화를 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충북환경연대는 비내길 통제와 가칭 ‘비내길 조성으로 인한 층층등글레 군락지 훼손조사 및 대안마련을 위한 조사단’을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할 것을 원주환경청과 충주시에 제안했다.

박일선 환경연대 대표는 “최근 비내길을 홍보하기 위해 답사를 하던 중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군락지를 뭉기고 산책로를 개설한 것은 법을 준수하며 개설된 것이라고 여겼던 언론을 비롯한 단체와 시민들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당사자들은 엄한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 충주시 앙성면 비내길 조성 지역에 있는 멸종위기종인 층층둥글레 서식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