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청원 행정구역 통합 방법을 놓고 양 시·군이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순탄할 것 같았던 통합 흐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통합 여부를 결정짓는 6월이 농번기인 데다 반대 여론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이 같은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이시종 충북지사, 김형근 도의회 의장, 한범덕 청주시장, 연철흠 시의회 의장, 이종윤 청원군수, 하재성 군의회 의장, 시·군협의회 임원 등이 참석한 청주·청원통합추진공동협의회가 충북도청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통합 방법에 대해 청주시는 시의회 의결을, 청원군은 반드시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며 입장 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수가 되는 건 군민투표다.

농번기인 오는 6월 말로 예정된 주민투표일에 꼭 필요한 투표율 33.3%를 달성하기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다. 게다가 세 차례 무산되면서 찬성 여론 못지않게 청원군민 저변에 깔린 통합 반대 정서를 쉽게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청원지역 이장단으로 구성된 '청원미래발전협의회', 19대 총선에서 청원군 선거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자유선진당 충북도당 박현하 위원장이 "시 승격 후 대등한 입장에서 통합"을 주장하며 현 통합 움직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앞서 청원·청주통합 군민협의회·시민협의회는 지난 12일 청주시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 등 상생발전방안 협의 조정 결과를 발표했지만 청원군민들은 이런 상황을 그다지 체감 못 하는 분위기로 전해지고 있다.

박현하 위원장은 “한창 농사에 바쁠 시기인 6월에 투표를 하면 군민들이 얼마나 참여하겠나. 참여율 33.3%는 절대 달성하지 못 할 것”이라며 “비록 낙선했지만 유세 기간 동안 통합에 반대하는 여론을 많이 접했다. 당선 여부를 떠나 현재의 흡수통합을 막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청원 통합은 1994·2005·2010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지만 모두 청원군이 반대하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