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2014년 제2차 한국프로골프협회 주최 준회원 선발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그랜드 컨트리클럽 퍼팅장에 걸려있다.

그랜드와 떼제베cc 주말 요금 준하는 그린피 13만8천, 14만원
오전 6시~8시에 조조시간 할인은커녕 부당 요금 받아

지난해 5월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일명 ‘갑의 횡포’가 사회적 이슈화 된지 1년이 지났으나 한국프로골프협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프로 꿈나무들에 대한 ‘고가 그린피 횡포’는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들 두 협회가 주최하는 준회원(세미프로) 선발전 그린피가 일반 비회원보다 터무니없이 비싸게 책정해 프로 골프 ‘꿈나무’들을 울리고 있다.

프로 준회원 응시자들은 대부분 오전 6시대에서 8시대에 대회를 치르지만 조조할인 혜택은커녕 비회원들보다 비싼 주말요금에 준하는 그린피를 응시생들에게 받아 프로골퍼 지망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주최 2차 준회원 예선전을 치르고 있는 그랜드cc는 오전 6시부터 8시(티업시간기준)인 조조할인 시간 대회에 응시생에게 그린피 12만8천원(카트비 2만원 별도)을 받고 있다.

이는 평일 비회원 그린피 11만원과 비교할 때 조조할인은커녕 1만8천원을 더 받았다. 그랜드cc는 요즘 조조할인 시간대 같은 코스를 2차례 라운딩시 7~8만원의 그린피를 비회원들에게 받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 따르면 현재 그랜드CC에서 진행되고 있는 KLPGA 주최, 주관 대회의 선수 그린피는 그랜드CC 비회원 요금(평일기준)에서 30,000원을 할인해 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기존 20,000원 할인)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할 경우 그랜드CC에서 프로 지망생들에게 받을 그린피는 8만원이지만 4만8천원이나 더 받아 부당한 폭리를 취한 셈이다.

이처럼 프로 지망생들에게 주말 요금에 준하는 그린피를 받는 것은 실제 비회원에게 받은 그린피 11만원이 아닌 그랜드CC에서 홈피 등에 임의로 게시한 그린피 15만8천원(평일기준)을 협회가 그대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해도 남자 프로 지망생들의 경우 12만8천원을 받아야 했는데 1만원이 많은 13만8천원을 받아도 협회에서는 묵인내지 방관만하고 있다.

프로 지망생들은 골프장 측에서 임의로 제시한 ‘눈속임’ 그린피가 아닌 실제 비회원에게 받은 평일 그린피 11만원을 기준으로 해 3만원을 할인한 8만원을 받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랜드CC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치른 한국프로골프협회 주최 준회원 선발전에서 조조할인 시간대에 불구 프로 지망생들에게 그린피 13만8천원을 받았다.

또 4지구 지역 예선을 치른 떼제베cc도 같은 날 오전 이날 6시30분서 8시22까지 조조할인 시간 평일 비회원인의 그린피는 12만원이다. 하지만 응시생들에게는 조조할인시간에도 불구 16.6%나 더 비싼 그린피 14만원을 받았다.

이처럼 프로 골퍼지망생들에게 그린피를 비싸게 받아 프로골프협회는 매년 개최하는 각종 대회 수억원에 달하는 시상금을 마련할 수 있고 골프장 측은 새벽 조조할인 시간대에 내장객 공백을 메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골프장 경영과 홍보 등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지난 14일 오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준회원 선발전에 응시한 프로 골프 꿈나무들이 티샷에 앞서 그랜드 컨트리클럽 퍼팅장에서 퍼팅 연습을 하고 있다.

▶아크로cc 6만5천원 비회원보다 13% 저렴 경주신라cc 10만원

하지만 같은 시기에 경기를 치른 전남 아크로cc는 오전 6시30분~8시에 그린피가 비회원에게는 7만5천원이지만 응시생들에게는 13%인 1만원을 할인해 6만5천원을 받았다. 8지구 경주신라cc도 비회원과 똑같이 응시생에게 그린피 11만원을 받았다.

6지구 전남 영암 아크로cc 이주현 총무팀 대리는 “프로 골퍼 지망생들에게 일반인들보다 그린피를 저렴하게 받는 것은 프로 골퍼 육성과 장래 고객 확보차원에서 당연한 조치라“면서 “한국프로골프협회 지역 예선 선발전 골프장으로 지정된 후 준회원, 정회원, 아카데미투어 프런티언투어 등 4개 대회 예선 등 연간 20회에 걸쳐 15000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지난해보다 내장객이 15~20%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7지역 그랜드cc 최성규 차장은 “지망생들에게 비회원보다 그린피가 비싼 이유는 회원제 골프장이 부담하는 특별소비세에다 매년 8, 9월에 치르는 그랜드시니어 골프대회와 그랜드 시니어오픈 대회에 2억원을 한국프로골프협회에 지원하는 조건 등으로 충족하기 위해 경영수지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랜드cc가 한국프로골프협회와 협의해 1인당 그린피 1만원만 인상할 경우 협회 지원금 2억원 납부해도 1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협회 지원금과 특별소비세 운운 등은 설득력이 없어 프로 골퍼 지망생들에게 그린피를 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골프 업계에서는 프로지망생들에 대한 '최고가 그린피 횡포'가 이제 수면위에 드러난 만큼 시정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로 골프협회와 특정 골프장간에 '가격 담함' 의혹 등 특혜 시비가 근절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북 H골프장대표 U씨는 “프로골프협회와 특정 골프장간 가격 담함 등을 하면 프로 지망생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비싼 그린피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협회 발전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협회 지원금 등 일정 조건을 정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지역 선발 골프장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골프협회 오영석 차장은 “협회기 지정한 골프장 그린피는 골프장 사정을 감안해 매년 협회와 협의해 책정하고 있다”며 “조조할인대 대회를 치러도 골프장에서 제시한 정상가보다 낮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 지난 14일 오전 6시30분경 그랜드 컨트리클럽 동코스 1번 홀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주최한 준회원 선발전에 참가한 여자 프로 지망생이 힘찬 티삿을 하고 있다.

▶‘누굴 위한 골프협회인가’ 준회원 프로 지망생들 성토

세미프로 응시생 K모씨(35)는 “조조시간대 라운딩을 할 경우 비회원이더라도 평일요금에서 10~20% 저렴하게 받은 게 상식인데도 응시생들에게 비싼 그린피를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책정하는 바람에 프로 골퍼 지망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협회와 골프장간의 가격 담함 등으로 뒷거래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주그랜드cc는 2004부터 10년이 지나도록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주최하는 각종 대회 내장객이 연간 3만여명으로 전체 매출에 30%이상(40억원 이상)을 차지해 영업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떼제베cc도 5년전부터 한국프로골프협회 지역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

그랜드cc와 떼제베cc 프로 지망생 그린피는 영호남은 물론 수도권 해솔리아cc 그린피 13만5천원보다 비싸고 지역 예선을 치르는 전국 9개 골프장 중 3,4위이다.

프로골프협회 주최 각종 대회 유치 등으로 그랜드cc는 126억, 떼제베는 153억원의 매출(2012년기준)을 올려 전국 10권에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