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인석 전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최근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의 성상납 등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고 ‘고백’한 손인석(42) 씨가 지역은 물론 중앙정가에서도 핫이슈로 급부상하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 의원을 정치 멘토로 따르던 손 씨가 왜 이런 행보를 보이는지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지난 4·11 총선에서 당시 윤경식 에비후보가 자신을 제치고 전략공천을 받자 정 의원이 이에 관여했다고 생각하면서 두 사람의 사이가 걷잡을 수 없이 틀어져버렸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 씨는 석교초등학교, 세광중학교, 신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충북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동 대학 대학원 재무회계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광진건설산업(합) 손광섭 회장의 아들인 그는 이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20대 때부터 청주JC 등에서 사무처장, 부회장 등을 지내며 활발한 사회 청년 봉사활동을 펼쳤고 2006년엔 JCI KOREA 중앙회장에 당선됐다.

앞서 2003년엔 충청권 최초로 청주 흥업백화점 1층에 명품 스포츠용품 브랜드 ‘보그너’ 매장을 열어 업계의 관심을 끌었으며 같은 해 7월엔 충북건설협회 45년 역사상 최연소인 31세로 간사에 선임됐다.

이런 지역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그는 2006년 5월 5·31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충북도당의 정우택 지사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청년위원장을 맡게 됐고 정 후보가 당선되자 도지사 직무인수위원회의 균형발전분과 위원으로 함께 했다.

44세에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6대 재선, 해양수산부장관을 거쳐 도백의 자리에 오른 정 지사는 젊은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던 손 씨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당시 정 지사가 2004년 9월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3천만 원을 선고받은 사건이 당선 이후에도 불신임 논란으로 이어지자 성명서를 내며 방패 역할을 한 게 충북지구JC였다. 손 씨는 당시 JC연수원장으로서 중앙회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 충북청년경제포럼 창립 후 정의원과 각별한 인연

손 씨는 이후 정 지사의 해외 방문에 동행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이어갔다. 2007년 5월 22일 손 씨가 사무총장을 맡은 충북청년경제포럼이 창립하자 정 지사는 창립식에서 특강은 물론 다수의 만찬에도 참여했다. 제주도에서의 세 차례 골프행사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친이계로 알려진 손 씨는 2007년 당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선대위에 합류,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발을 들였다. 지역에서 젊은 정치지망생으로 분류돼 왔을 뿐 정당 활동을 하지 않은 손 씨는 통상 선대위원장이나 대변인 등이 국회의원들에게 주어지는 자리임에도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에 발탁되는 파격 대우를 받았다. 대통령직인수위 산하기구인 취임준비위원회에서도 자문위원을 맡았다.

대선 이듬해 치러진 제18대 총선에서 손 씨는 청주흥덕갑에 30대의 최연소로 예비후보에 등록했으나 친박계인 윤경식 당협위원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손 씨는 이후 당 내 기반을 착실히 다졌으며 그 결과 2010년 9월 9일 치러진 중앙청년위원장 선거에서 손범규 국회의원(경기 고양 덕양갑)을 제치고 청년위원장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해 9월 7일 한나라당 중앙청년위원장을 선출하는 제7차 전국청년대회에 앞서 같은 해 8월 28일 단독 후보로 추대돼 청년위원장에 재선됐다. 그 후 비례대표 안정순위 진입이 가능한, 청년위원장이라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19대인 4·11 총선에서 18대와 같은 지역구에 출마했다.

이처럼 손 씨는 중앙 무대에 이어 지역 정가까지 아우르며 충북지역에 투입할 젊은 피 1순위로 거론돼왔으며 19대 총선에서도 당의 공천이 유력시됐다.

◇ 19대 총선 공천 탈락 후 정 의원과 악연 

그러나 흥덕갑이 전략공천지로 결정되고 지난 3월 11일 윤경식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으면서 갈등의 불씨는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후 일주일이 채 안 된 16일 포털 야후의 블로그 ‘크라임 투 길티’에 당시 후보였던 정우택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변태적 성매매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손 씨 본인은 부인했지만 정가 안팎에서는 정 의원이 관여, 경선 기회도 주지 않고 윤경식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했다며 불만을 품은 손 씨가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한 것으로 의심하는 분위기였다.

정 의원이 4·11 총선에서 청주·청원 4개 선거구 후보 중 나름 자신의 의중이 반영된 참신한 인물로 드림팀을 꾸려 승리하겠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해왔고 결과적으로 드림팀에서 탈락한 낙천자들 중 일부가 사이버 비방전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 의원 역시 이틀 후인 18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낙천자인 손 씨를 비방글 유포 혐의자로 특정, 고발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두 사람의 인연은 악연이 됐고 손 씨는 구속되기에 이른다. 궁지에 몰리면서 더 이상 자신을 위한 ‘바람막이’는 없다고 체념한 탓일까. 손 씨는 구속되기 며칠 전 충청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에 대한 의혹은 모두 사실”이라며 전·현직 청주시의원들도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지난 24일 구속 직전 작성한 자필진술서를 통해선 “2011년 4·27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 전 새누리당으로부터 TH(김태호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하라는 요청을 받고 김해에 가 돈을 줬다. 1억 원은 창원 터널을 막아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고 그 돈으로 차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오전 오후에는 유권자를 실어나르고, 교통체증을 유발해 투표장에 못 가게 하는 전략”이라고 진술했다.

이런 내용들은 28일 현재 포털들의 주요 이슈 검색어로까지 올랐으며 충북은 물론 중앙정가까지 요동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