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지난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방해했다는 이른바 ‘김태호 터널 디도스’를 손인석 전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이 폭로해 대선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24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손씨가 구속 직전 작성한 자필 진술서에는 “지난해 4.27 경남 김해을 보선을 앞두고 당으로부터 TH(김태호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라는 요청을 받고 김해를 찾아가 돈을 줬다"고 기록돼 있다.

또 "(돈의 사용처는 창원)터널을 막아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들었음. 그 돈으로 차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음. 오전·오후에는 유권자를 실어나르고, 저녁에는 교통체증을 유발해 투표장에 못 가게 하는 전략"이라고 적혀 있다.

이어 손씨는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정 의원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아 지방의원 후보 7∼8명에게 돌렸다"고 폭로했다. 총선에서 논란을 빚은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의 성 추문도 사실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가 이런 폭로에 나선 것은 정 의원과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정 의원의 최측근으로 불렀지만 지난 4월 총선 과정에서 결별했다.

당시 정 의원이 손씨를 자신의 성추문 유포 진원지로 지목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손씨가 정 의원의 `저격수'를 자청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손씨는 청년위원장을 맡아 중앙당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예비후보(청주 흥덕을)로 등록하기도 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은 25일 청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데 이어 중앙당과 충북도당이 26일과 27일 잇따라 성명을 내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의원이 2010년 6월 지방선거(충북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던 기간에 당시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이던 손씨(구속·선거법 위반)에게 1천만원을 줬고, 손씨는 그 돈을 지방의원 출마자 7∼8명에게 돌린 혐의가 있다"며 "손씨가 최근 지역언론에 폭로한 이같은 진술을 근거로 고발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손씨는 정 의원이 충북지사 재직시절이던 2007년 제주도, 대만, 미국 등지에서 성매수를 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며 "검찰은 이에 대한 내용도 수사해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유권자들의 투표행위를 저지할 목적으로 창원터널의 교통체증을 유발하기 위해 허위공사 진행 공작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자 제2의 디도스 공격행위"라며 "이는 엄중한 법적 처벌 대상임을 분명히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반박성명을 통해 "4.11 총선에 이어 대선을 목전에 두고 편향적인 모 언론과 민주당의 공작정치가 전모를 드러낸 것"이라며 "날조된 허위 사실로 주민을 현혹하는 권모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는 '김태호 터널 디도스', '정우택 대만' 등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오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