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의회(의장 임기중)가 20일, 제315회 청주시의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개회한 가운데 재정경제위원회 박상인의원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해외연수 때 한 업체가 제공했다는 여행경비의 금액과 제공 경로에 대해 때 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재경위 박상인 의원은 20일 오전 열린 청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지난 달 재경위가 해외연수를 간다고 하니 모처에서 900만 원을 갖고 왔다”며 “주머니가 두둑해지기 때문에 받고 싶었으나 의원들과 상의해 돌려줬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주머니가 얇아져서 서운했지만 보람 있었다”며 “공직자들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의원이 언급한 업체는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 입점해 있는 ㈜다농엘마트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각 언론은 ‘공직기강 확립에 대한 새 물결’, ‘양심선언’, ‘검은돈 제공 시도 폭로’ 등의 내용으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런데 이 돈을 제공했다고 알려진 다농 측에서 반나절도 안 돼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을 요청해왔다.

다농엘마트 이행종 회장은 이날 “박 의원이 마치 자기가 돈을 받고 자기가 돌려준 것처럼 얘기했고 금액도 100만 원인데 900만 원이라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회장은 “서명희 재경위원장이 다농에 왔을 때 우연히 마주쳐 얘기를 나누던 중 해외연수를 간다고 하기에 거마비조로 100만원을 줬다”며 “다음날 서 의원이 부담된다며 다시 갖고 왔기에 알았다고 하고 돌려받았을 뿐, 900만 원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박 의원과는 지나가다 한두 번 얼굴을 봤을 뿐 같이 앉아 커피 한 잔 마신 적도 없다. 당연히 돈을 주고받을 사이도 아니다. 서 의원은 선거구가 우리 동네(봉명동)이고 내가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자주 보던 사이라 종종 공적인 일에 도움을 주곤 했다”며 “박 의원에게 전화해 금액을 바로잡고 정정 보도를 해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했다. 지금 와서 보니 박 의원이 다른 데서 받은 걸 내게 뒤집어씌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지신명에게 맹세하는데 난 결백하다. 분명히 100만 원 뿐이었고 (내가) 준 사람도, 돌려받은 사람도 서 의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내가 전 재경위원장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서 의원이 돈을 받은 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전화를 해왔다. 그래서 ‘받으면 안 된다’고 했더니 다음날 돌려줬다”며 “당시 액수는 800만 원이었다. 그러고 며칠 지나서 해외연수를 떠나기 전날 재경위에 해당 업체에서 다시 100만 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900만 원이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00만 원에 대해선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알았다”는 박 의원은  “나는 돈을 준 쪽이 나쁘다고 한 게 아니다. 그 쪽이 나빠서가 아니라 공무원들도 유혹에 흔들릴 수 있으니 그걸 경계하자는 의미에서 한 얘기일 뿐, 누가 어떻게 얼마를 전달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재경위 소속 모 시의원은 “자세히 알진 못 하고 (나도) 오늘(20일) 의회에서 내용을 알았다. 그 전에는 누가 얼마 줬다고 하기에 다시 돌려줬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소문처럼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