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4·은1·동2 역대 최고 성적
북한 16위보다 앞선 성적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충북 선수들의 멋진 활약이 뒷받침이 됐다.

열악한 도세, 엷은 선수층, 도내 체육계의 악조건속에서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도내 선수단은 충북의 기개를 크게 떨친 것이다.

투혼을 발휘하며 뜻밖의 낭보를 전해오는 충북 건아들로 인해 도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삼복더위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행복했다.

‘금4, 은1, 동2’

204개국이 참가한 런던 올림픽에서 20위권이내 포진할 수 있는 성적이다. 일본이 11일 현재 금5·은14·동16로 13위, 북한은 금4·동2로 종합순위 16위다.

한 국가를 능가하는 성적을 충북 출신 태극전사들이 만들었다. 

사격에 변경수감독·최영래, 축구에 구자철·황석호, 유도에 송대남, 양궁에 임동현

런던 올림픽에서 금3, 은2 획득해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고 지난 8일 귀국한 사격선수단이 ‘금의환향’했다. 사격총감독은 변경수씨(54)로 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 출신이다. 작고한 변종석 전 청원군수의 장남이다.

충북 출신 선수들이 맹활약한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사상 첫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의 당당한 주전으로 활약한 충북 덕성초·대성중을 다닌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과 운호중·운호고를 나온 황석호(23·일본 산프레체히로시마) 선수다.

구자철과 황석호 선수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1일 새벽 일본과의 3~4위전 경기에 선발 출장해 맹활약했다. 특히 구자철선수는 박주영 선구에 이어 두 번째 골망을 흔들어 온 국민을 기쁘게 했다.

충주 출신 구자철은 충주 중앙초등학교에서 6학년 때 청주 덕성초등학교로 전학, 대성중 3학년때까지 축구 선수로 활동했다. 구 선수는 대성중학교 축구부에서 미드필더와 수비로 선수 주장을 맡았다. 구선수는 2003년 전국체전에서 대성중이 동메달을 따는데 큰 몫을 했다.

안철근 청주대성중 축구감독은 "구선수는 매사에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 선수들 사이에 모범을 보였다"면서 "대성중 3학년 때 서울 보인고등학교로 전학을 간 후 축구 실력을 발휘 해 홍명보 감독에 발탁 돼 맹활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청남초 3학년 시절 육상으로 운동을 시작한 황석호는 전국소년체육대회 충북대표로 뛸만큼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3년 뒤 축구로 전향한 황석호는 운호중·고에서 활약했다.

이후 황석호의 선배 아버지의 도움으로 대구대학교 박순태 감독을 알게 됐고, 대구대 진학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단 게 황석호의 유일한 국가대표 성적이다.

대구대 졸업 후 황석호는 일본 J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에 입단했으며, 지난 6월 올림픽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2 런던 올림픽 5번째 금메달리스트 송대남 선수(33·남양주시청·남자 유도 90kg이하급)는 청주대학교 출신이다.

2002년 청주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송 선수는 당시 대학에서 강사 생활을 하던 박종학 감독(1981년 세계유도선수권 금메달)의 추천으로 1998년 입학했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시드니올림픽 유도 국가대표팀을 맡기도 했던 박 감독은 당시 가능성을 높이 평가, 송대남을 대표팀 훈련파트너로 뽑아 태릉선수촌에서 대표선수들과 함께 맹훈련시켰다.

대학시절 송대남은 전국유도대회에서 3위에 그치는 등 2류 선수 취급을 받았다. 국가대표에도 늦게 발탁됐을 뿐 아니라 올림픽 출전도 이번이 처음이자 은퇴 무대였다. 경쟁에서 밀리고 부상으로 고생하며 일궈낸 금메달이다.

무명에 가까운 충북 단양출신의 최영래는 런던올림픽 50ｍ 권총에서 은메달을 따 화제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도 2010년이 처음이었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종합대회나 세계선수권대회 경험도 없다. 사격 입문도 단양고 1학년 때로 남들보다 늦은 편이고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최영래는 2010년 한화회장배 전국대회 공기권총 우승으로 진종오의 대회 3연패를 저지하고 여세를 몰아 그해 하반기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양궁에 청주시청 소속 임동현선수는 단체동메달을 땄다. 임동현(2004·2008·2012)은 올림픽 무대를 3회 연속 밟은 영광의 주인공이다. 이전 두 대회서 모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임동현은 런던에서 사상 첫 3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지만 수포로 돌아가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