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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맞수·우정·정치권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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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08  09: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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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rival)는 맞적수의 준 말이고, 맞적수는 힘이나 재주가 비슷한 상대를 의미하는데 호적수라고도 한다. 이러한 맞수는 동물의 세계나 인간의 세계 모두에 존재한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늑대와 스라소니, 표범과 하이에나, 사자와 호랑이 등이 대표적 맞수라고 할 수 있다. 인간세계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 수많은 맞수가 등장하고, 그들은 역사에 기록될 ‘애증(愛憎)의 파노라마’를 연출했거나 엮어가고 있다.

인류 역사에 등장한 맞수 중 중국의 대표적 예는 삼국지의 유비와 조조. 손권이나 제갈공명과 사마의 또는 주유를 들 수 있다. 특히 오나라 군사 주유가 삼국 평정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장강(長江)변에서 운명하면서 “하늘이 나를 냈거든 어찌 또 제갈량을 냈느냐!”고 탄식한 일화는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는 오늘의 맞수들에게 진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겠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등장한 쟁쟁한 맞수는 참으로 많다. 우선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의 연개소문과 신라의 김춘추, 백제의 계백과 신라의 김유신을 거론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최영과 이성계, 정몽주와 이방원, 묘청과 김부식을 들 수 있고, 조선시대에는 남이와 유자광, 김종서와 이유(세조), 황윤길과 김성일, 김홍도와 신윤복, 정약용과 박지원, 한음 이덕형과 오성 이항복을 예시할 수 있다. 모두가 한 때 당대를 주름잡았던 라이벌적 존재들이다.

일제의 압제에서 광복된 후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는 쟁쟁한 라이벌이 각축을 벌인다. 이승만, 김구, 조병옥, 신익희 등은 물론 1960년대 이후에는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 김종필 등이 대권 쟁취와 유지 등을 위한 피 튀기는 파워게임을 벌였다. 이들은 각기 목적 달성을 위해 서로 야합하거나 탄압을 일삼았으나 ‘맞수로서의 우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이병철과 현대의 정주영을 맞수로 보는데 이론이 없다.

맞수이면서 우정(友情)을 꽃피우고 있는 인물들은 스포츠맨들이다. 특히 요즘 열대야에 겹쳐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는 영국 런던올림픽에서도 ‘라이벌의 우정’은, 아시아 수영의 자존심을 세운 박태환(한국)과 쑨양(중국)이 꽃피우고 있어 찬사를 받고 있다. 그리고 유도 81kg의 금메달리스트 김재범(한국 마사회)에 대한 은메달리스트 올레 비쇼프(독일)의 우정 어린 자세가 칭송을 받았다. 비쇼프는 결승전에서 김재범에게 패한 뒤 매트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던 김재범의 등을 토닥거리며 일으켜 세워 뜨거운 포옹으로 상대방의 승리를 진정으로 축하해 주었다. 비쇼프는 지난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후 시상대 위에서도 은메달 김재범의 손을 번쩍 들여 올려 화제가 됐었다.

정치인들, 스포츠맨들의 ‘맞수 우정’을 배워라

이처럼 스포츠맨들의 맞수우정은 모두를 감동시키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 정치권의 자칭 타칭 맞수들은 독기만 내뿜은 채 상대편 물어뜯기에 혈안이 되고 있는 인상이다. 잠룡인지 이무기인지 모를 대권가도의 예비주자들은 여당은 여당 후보들끼리, 야당은 야당 후보들끼리, 그리고 기성 정치권 후보들은 신참 예정인 대권예비 주자를 향해 독설을 토해 내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이 치열하게 자웅을 겨룬 후 승자와 패자가 서로를 격려해 주는 모습을 우리 정치권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아무리 정치권력의 세계가 모질다 해도 최소한도 사람의 기초적 정이 실종된 정치판은 ‘양심과 인격의 살육의 장’을 면치 못한다. 상대방을 할퀴어 피를 흘리게 하고, 명예를 짓밟아 결과적으로 ‘천하의 몹쓸 인간’으로 만들려는 대권주자들과 그 졸개들은 자신들의 저주스런 언행이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를 망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수신제가제당(修神齊家齊黨)도 제대로 못하면서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호언하고 있는 오늘의 대권주자들에게서 ‘권력의 탐욕’을 빼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한테 ‘박태환과 쑨양의 우정’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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