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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산과 백제 인각와(印刻瓦)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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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08  09: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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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 부여일대 유적을 자주 답사할 때의 일이다. 지금은 작고하신 전 부여문화원 이석호(李夕湖)원장은 백제 와당(瓦當·기와)을 제일 많이 소장한 분이셨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한옥에 초대 된 필자는 선생으로부터 백제 와당의 아름다움에 관해 설명 들었다. 서재 책장에 가득히 올려 진 백제와당은 눈부신 모습들이었다.

백제와당은 백제 유물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평가 된다. 신라, 고구려 것보다 더 아름답고 높은 기술을 자랑했다. 그들은 중국 양(梁)나라로 부터 기술을 전수 받았지만 더 아름다운 와당문화를 창조했다. 백제 와당기술은 신라 또는 일본에 전수 돼 건축 문화의 기초를 완성시켰다. 고신라(古新羅) 절터 유적, 일본 나라(奈良)일대의 고사지를 발굴하면 가장 밑층에 나오는 와당이 백제의 것을 닮은 것들이다. 백제 장인의 정신과 당시 문화적 왕래를 엿 볼 수 있는 진귀한 유물들이다.

유백색의 태토에 찍혀진 정연한 8엽의 백제 연꽃은 아름다운 백제 여인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았다. 다양한 연꽃과 파문(巴紋), 그리고 인동문양의 암막새도 신선했다. 그런데 더 인상 깊었던 것은 평와(平瓦)에 찍혀진 인각와(印刻瓦) 였다. 선생은 인각와를 손에 들고 이건 뱀(巳), 이건 호랑이(寅), 이건 용(辰)이라고 재미있게 해 주었다. 도장을 찍은 듯한 동그란 원안에 찍힌 글씨는 백제의 예쁜 글이며 그들의 정신으로 까지 비유된다.

이튿날 이선생과 함께 백제시대 절터를 답사하면서 혹 인각와가 찾아지지 않나 노력했다. 그러나 인각와는 찾아지지 않았다. 백마강변에 있는 과거 도요지에서 이선생이 인각와 파편 한 점을 찾았다. 기와 한쪽에 간지가 정연하게 찍힌 인각와 였다. 이선생은 흩어진 기와 파편 속에서 인각와를 찾는 눈이 보통사람보다 다른 것 같았다.

필자는 충북은 물론 충남, 전북 옛 백제유적지를 많이 답사했지만 한 점의 백제 인각와를 찾지 못했다. 다만 홍성의 한 고성에서 통일신라시대 명문 기와 여러 점을 수습한 적이 있었다. 그 만큼 명문기와나 인각와의 수습이 힘들었던 것이다.

청주 강서 부모산성에서 백제 인각와가 발견 됐다고 한다. 백제 왕도 건물지에서나 나올법한 인각와가 그것도 신라와의 국경선이나 다름없던 부모산성에서 찾아진 것이다. 보도를 보면 부모산성은 처음 신라에서 쌓았고 후에 백제에서 개축 이용되었다고 한다.

부모산성 인각와, 건축물 지은 부민들을 알려주는 것

부모산성 출토 인각와는 주로 ‘前’, ‘後’자로 백제 5부(행정단위)를 새긴 것이라고 한다. 이 인각와는 간지(干支)가 아니라 건축물을 지은 부민(部民)들을 알려주는 것이다. 부모산성 안의 건축물을 축조한 백제인들이 수도 부여에서 온 장인(匠人)들였음을 알려준다.


청주는 백제시대 상당현(上黨縣) 혹은 낭자곡성(娘子谷城)이라 불리었다. 백제 다루왕(多婁王)때 왕은 낭자곡을 개척하여 신라에 사신을 보냈지만 신라왕이 응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보면 삼국기 초 청주는 백제의 강역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처음 백제 땅이었던 이 일대는 그 후 양국이 서로 빼앗고 뺏기는 순환을 거듭했던 것 이다.

5세기 부여 왕도에 살던 전(前), 후(後)부 부민들이 청주 부모산성안의 건축물을 지은 것은 매우 재미있다. 그만큼 국력을 집중하여 부모산성을 구축한 것이 된다. 그리고 이는 신라가 백제를 정복한 685AD 봄 신문왕(神文王)이 경주 육부호민 가운데 사량부(沙梁部)사람들을 청주로 집단 이주시킨 사건과 너무 닮아 있다. 그리고 신라는 청주를 서원소경(西原小京)으로 삼는다. 당시에도 청주를 작은 수도로 삼을 만큼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했음을 알려준다. 이번 인각와 발견 뉴스를 접하며 기와를 찾아 헤맸던 30년 전 일이 생각나 회고 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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