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청주시의회 부의장 당내 경선 불복으로 빚어진 새누리당 시의원들 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으로부터 청주시의회 후반기 부의장 선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최광옥 부의장이 수용을 거부하며 자신과의 욕설 파문 당사자인 황영호 의원을 도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나서자 같은 날 새누리 시의원들이 최 부의장을 비난하면서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 최광옥 청주시 부의장(가운데)을 비롯해 도내 여성단체 전·현 관계자들이 새누리당 충북도당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결정의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부의장은 7일 오전 청주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도당 윤리위원회의 3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은 부당하고 승복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 부의장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10년 4월 충북도의원이던 나를 청주시의원으로 전략공천하면서 시의회 의장을 약속했다"며 "지난 선거에서 소수당으로서 새누리당에서 제가 청주시의회 부의장으로 당선된 것은 당연한 일이며, 윤리위는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 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지방의원으로서는 전국에서 유일한 5선 의원이다. 정당법에서 명시한 여성의원 존중의 원칙도 무시됐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윤리위도 심의 대상자인 나에게 어떤 통보도 없이 구성하는 등 절차를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부의장 선출 합의 파기에 대해서도 최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8명이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합의가 아니라 6명의 야합이었다. 그 내용도 의장단 선거 때까지 전달 받지도 못했다"며 "이는 당론은 물론 시민과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최 부의장은 의장단 선거에서의 부정 의혹도 제기했다.

최 부의장은 "당내 경선에서는 어떤 선거운동도 할 수 없는데 황영호 의원은 불공정하고 비윤리적인 줄세우기, 상임위원장 약속 등 불법선거운동을 일삼았다. 이는 남성패거리 정치의 표본"이라며 "황 의원이 내게 수십차례에 걸쳐 욕설과 함께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황 의원을 도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후배 여성 정치인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실이 알려지고 시정돼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이 자리에 섰다"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바로잡아져야 할 사안인 만큼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하겠다. 여성정치인에게 불공정하고 비윤리적인 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황영호·최진현 의원 등 청주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최광옥 의원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회견을 가지며 강력히 비난을 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즉각 최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황영호·오수희·최진현·서명희·박상인 의원은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4월 지방선거 당시 충북도당이 최 부의장을 청주시의원으로 전략공천하면서 시의회 의장을 약속했다는 것은 본인의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일방적 주장이고 궤변에 불과하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중대 사안으로, 또 다른 윤리위 제소 대상이라 할 수 있어 윤리위 제소 및 가능한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맞대응했다.

최 부의장의 ‘야합’ 주장에 대해선 "7월 2일 오후 5시 청주시의회 새누리당 의원 총회 개최를 사전 공지했고 5시에 8명 전원이 참석했으나 최 의원이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퇴장했고 또 한 명이 기권의사를 표시한 후 퇴장, 나머지 6명이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과 일반 회의규칙에 준해 표결한 것"이라며 "상식이 결여된 무지한 개인의 돌출행동이며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고 회의와 표결에 참여한 6명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이 폭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최 의원이 7월 1일 황 의원에게 전화를 해 있지도 않은 억지 주장을 펴며 '정치생명을 끊어 놓겠다', '전반기 부의장 선거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등 언어폭력을 먼저 행사했다"며 "황 의원이 대응할 가치를 못 느껴 전화를 끊었으나 또 다시 전화해 정상인으로선 감내하기 어려운 폭언을 퍼붓는 등 황 의원의 감정을 극도로 자극해 놓고 본인에게 유리한 부분만 녹취해 증거로 제시했다. 안타까움과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를 문제 삼으려면 녹취 일부분만을 공개할 게 아니라 황 의원과의 통화기록 전문을 공개하라. 최 의원이 윤리위에 제소한다면 출석해 소명한 후 윤리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황 의원은 "이번 건(부의장 선거)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번 윤리위에 출석해서도 나를 제소하면 소명할 것이고 징계가 내려지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며 "수십차례 욕설이니 야합이니 하는데 대응도 논리가 있어야 하지, 이건 너무 비논리적"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황 의원은 "도당이 시의장을 약속했다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다른 의원들도 어이없어 하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