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없는 복지를 주창했으나 정작 장애인은 외면한다는 논란을 일으켰던 충북 청주복지재단 사태가 마무리됐다.

장애인단체들은 청주복지재단 이사회가 긴급이사회에서 의결한 내용을 수용, 더 이상의 단체 행동 등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변창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충북협회장은 이날 “재단 측이 이사회 내용을 공문으로 보내진 않았기 때문에 우리 역시 별도의 문서로 이 내용을 알리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여러 단체들에 이를 알리고 의견을 모은 결과 이사회의 의결 내용을 받아들이기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고 전했다,

그는 “무조건 우리 요구 전부를 들어달라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이사는 장애인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을 선별, 추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장애인 단체들은 지난달 25일 재단 출범식에서 이사진과 직원 구성, 편의시설 없음에 불만을 표시한 뒤 30일 재단 앞에서 이사장과 상임이사 퇴진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초 이들은 집회 후 한 달 동안 각 단체별 릴레이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이에 재단은 이사회는 지난 1일 오후 2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장애인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키로 결정하고 시장의 재가를 얻은 뒤 이를 관련 단체들에 통보했다.

먼저 이사진에 장애인이나 장애인 관련 단체의 인물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재단의 이사진 정원은 정관 상 이사장과 상임이사를 포함해 15명이고 현재 14명이 이사로 등록돼 있다.

재단은 남은 1명을 구두로 추천해 놓은 상태이지만 추천된 이에게 양해를 구해 장애인이나 장애인 관련 단체의 추천 인물을 영입하며 향후 운영위원회와 시민위원회 구성 시에도 장애인 참여를 적극 보장키로 했다.

두 번째로 현재 5명이 채용돼 있고 4명을 충원할 예정인 재단 직원에도 분야에 관계없이 한 명 이상은 장애인을 채용하도록 정관 문구를 정리할 방침이다.

세 번째는 장애인들이 들고 일어나게 된 가장 큰 계기인 편의시설 문제이다. 우선 1층 공간 확보 시 현재 2층의 공무직(전국공공부분무기계약직) 노조 충북본부 청주시지부가 외부로 빠져준다면 2층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확보된 1층에 직지콜센터와 화장실을 설치한다.

두 번째 안은 1층 확보가 안 될 시 현재 재단의 3층 회의실과 이사장실을 폐쇄하고 이 자리에 직지콜센터와 화장실을 구비하는 방안이다. 두 안 모두 외부 승강기 설치는 필수 사항이다.

세 번째 안은 기술적으로 사무 공간 확보가 어려울 시 다른 건물로 이전이지만 출범 초부터 사무실을 이전하게 됐다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절차와 예산 등 문제가 겹쳐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영석 상임이사는 “당초 장애인들의 접근성 등을 보장하지 못한 채 사무실을 마련한 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이 일을 계기로 향후 재단 업무를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출범 초기라 앞으로 많은 협의와 합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며 “사무실 이전은 청주·청원 통합시가 출범할 경우 재단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인 만큼 이때에 맞춰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