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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다시 만나 사랑으로 안고 싶다.김계옥 충북공고 전문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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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02  17: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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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를 들고 000란 이름을 찾아 버튼을 누른다.  “지금 거신 전화는 당분간 통화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녹음된 기계음이 들린다.  휴~ 가슴이 가라앉는다. 두 달째 이어지는 하루 한 번씩의 빼놓을 수 없는 나의 일과다.

지난해 11월부터 나의 멘티가 되었던 한 소녀가 있었다. 청주여자소년원에 다례교육 봉사를 다니며, 일대일 멘토링제의 멘토가 되어 만난 나의 세 번째 멘티인 아이다. 어두운 표정에 불만 가득해 보이는 첫 인상의 아이는, 열여섯이란 나이보다 훨씬 성숙해 보였고, 큰 키, 짧은 커트 머리에 얼굴 군데군데 흉터가 있었으며 어깨가 넓어 남성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아이였다.

상담자로서 나의 강점은 내담자에 대한 탐색이 빠르다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안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만나,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상담을 해야 하는 학교상담을 하면서 터득한 자연스런 노하우인 것이다. 그래서 000와도 금방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고, 그 아이의 불우한 가정환경이 그 애를 거칠고 불신 가득한 뒤틀린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보다 더 각별한 마음으로 보살피며 멘토 이상의 감정으로 소중하고 세심하게 관계를 이어갔다.

5개월의 단기 소년원 송치 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서 생활하는 아이의 멘토로 ‘형편상 면회를 오지 못하는 보호자 대신’ 한 달에 한 두 번씩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나 제한적이지만 필요한 것을 가지고가 아이의 강점을 찾아주려고 노력했다. 직장관계로 토요일에만 방문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었지만 겨울방학 중에는 매주 1회 미술치료 프로그램과 상담이론 및 기법을 활용하여 자존감 향상과 진로 및 인성상담을 하였다.

아이는 그곳에서 생활하며 메이크업 자격과 컴퓨터 관련 자격을 취득하고, 검정고시 준비도 열심히 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하는 에너지가 참 많은 아이였다. 가끔 함께 지내는 동료들과 다툼이 있기는 했지만 자신의 잘못을 알면 바로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노래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며 글쓰기에도 소질을 보였다. 칭찬을 하면 입이 함박꽃처럼 벌어지며 쑥스러워 하면서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가수가 되어 예능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면 멘토선생님과의 이야기를 꼭 하겠다고도 했다. 조금씩 변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행복했고 즐거웠다.

퇴원하기 하루 전에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찾아갔다. 그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를 잊으면 안된다며 손가락을 걸자고 하였다. 그 애는 퇴원 후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에 복학을 했고 잘 지내는 것 같았다. 가끔 전화를 하여 담임선생님 자랑도 하고 친구들도 잘 대해 준다며 걱정하는 나를 안심시키는 예쁜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전화를 걸면 부재중이라는 기계음이 들렸다. 집으로 전화를 해보니 보호자인 큰아버지 말이 옛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다시 가출을 했다는 것이다. 학교도 나가지 않고 연락도 안된다며 “걔는 안돼요”라며 포기하라고 했다. 가슴이 시려오고 먹먹했다.

그 아이는 세 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여덟 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래서 오빠와 함께 큰아버지댁에서 생활을 하며 가출을 반복하다가 비행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다.

큰아버지댁의 형편도 아주 어렵다고 했다. 뇌출혈로 거동이 불편한 큰어머니와 일용근로로 생활하는 큰아버지, 그리고 같은 또래의 사촌들, 비슷한 시기에 부산 소년원에서 퇴원한 오빠 등등... 여러 가지로 너무나 안타까운 열악한 환경에서 그 애는 그렇게 방치되었던 것이다.

10여년째 학생들의 상담을 해오며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받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가장 힘들어 한다. 그것을 극복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에 하나가 부모나 가족의 관심과 사랑이다. 가족간의 관심과 배려는 청소년기의 복잡하고 불안정한 환경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를 충분히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신비한 힘을 주는 묘약이다. 반면에 가정에서의 소외, 폭력, 불신 등은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의 노력과 의지와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 위 사례와 같이 다시 소년원에 반복하여 입소하게 되는 악순환의 현실이 되풀이되곤 한다.

우리 국가와 사회는, 우리 학교와 가정은 과연 그들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일까? 어떠한 예방책과 치유책으로 그들의 가슴을 껴안으며 진정 사랑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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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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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가슴이 아픈 내용이네요....원치 않는 상황으로 인해서 안타까운 상황으로 빠져든 것 역시 너무나 가슴이 아프네요...
(2012-08-11 18:55:08)
성아
선생님의 아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까지 따스함이 전해져 옵니다. 저 또한 그 또래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많은 아이들이 애정결핍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핍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는 숙제로 남곤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처럼 사랑을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랑이 가득한 세상도 오겠지요.^^
(2012-08-10 13:51:41)
idadtx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시고 고민하는 좋은 글을 쓴 선생님처럼 이웃사람들도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
(2012-08-08 11:52:03)
wlstjdtjd
가슴 따뜻한 글 읽고 갑니다.
(2012-08-03 13:06:27)
김성수
잘 읽었네요.. 그 열정과 사랑! 오래 오래 변치 않길요~~
(2012-08-03 11: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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