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서 제외된 ‘농협하나로마트’ 대형마트 영업제한… 나홀로‘대박’
경제사업 활성화 내세워 점포 확대 추진
전통시장 판매 품목 겹쳐… 지역상권 위협

농협이 신·경 분리에 따른 경제사업 활성화를 내세워 농협하나로클럽마트 매장을 대폭 늘릴 방침이어서 대형마트 영업제한 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고 동양일보 김동진기자가 보도했다.

더욱이 농협하나로마트는 농축산물 판매 비중이 51%가 넘는다는 이유로,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주력 상품이 전통시장과 겹치는 것들이어서 전통시장을 비롯한 지역상권을 잠식하는 최대 위협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신용·경제 분리 이후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에 대형 매장을 기존 56개에서 42개를 추가 설치, 두 배에 가까운 98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농협 직영점포 중 유통센터는 9곳에서 13곳으로, 하나로클럽은 7곳에서 25곳, 기업형수퍼마켓(SSM)은 40곳에서 6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농협중앙회 직영점은 56개, 지역농협의 소형점포는 2050개에 이른다.

농협 측은 대형 매장 확대에 대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기업 계열의 대형마트들은 국내산 농축산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수입산 농축산물을 주력 판매하는 반면 농협 매장은 국내산에 중점을 두고 있어 농축산민의 판로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산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농협 매장을 늘리면 늘릴수록 농축산민들의 판로가 확대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명분은 농협 측의 대형매장 확대를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지역상권 잠식에 따라 일선 자치단체들이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일제 도입 등을 시행하면서 다소 활기를 되찾은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등의 틈새를 농협의 수익창출 창구로 삼겠다는 얄팍한 상술이란 비난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지역상권 상인들은 대형마트보다 오히려 농협 하나로마트 등 대형매장이 더 위협적인 존재라고 토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와 달리 농협이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 편하게 이용하는 데다, 주력상품인 농축산물 대부분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 주력상품과 겹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은 값이 싼 수입 농축산물을 판매, 나름대로 차별화를 기할 수 있지만 비슷한 상품을 취급하는 농협 매장과 경쟁에선 시설과 서비스 등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더욱이 농협 매장은 대형마트나 마찬가지로 각종 공산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나, 농축산물 판매 비중이 51%를 넘는다는 이유로 영업시간 규제대상에서 제외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 대형매장이 크게 늘어날 경우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생겨나는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농협 매장들이 챙길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농협 매장에 대해서도 영업시간 제한 등 대형마트와 동일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상인들 사이에서 증폭되고 있다.

청주 육거리 전통시장 한 상인은 “대형마트보다 농협 하나로마트가 더 위협적인 존재”라며 “사실상 대형마트나 다름없는 농협매장에 대해서도 규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는 영업규제 대상이 아닌 농협하나로클럽에 대해서도 매달 2일 이내 의무 휴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권고, 농협하나로마트 측의 수용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충북도 비전 바이오밸리사업 '먹구름'
기재부 1차 심의결과, 내년도 국비반영 32.4%
충북도 "추가확보 위해 행정력 집중하겠다"

민선5기 충북도의 비전인 바이오밸리사업 관련 추진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고 충북일보 장인수기자가 보도했다.

내년도 정부예산 편성에 앞서 벌인 기획재정부 1차 심의 결과, 도의 국비 요구액이 대폭 미반영 됐기 때문이다.

도는 2013년 정부예산 요구액을 4조6천753억원으로 잡았다. 이 가운데 89%인 3조8천억원을 확보 목표액으로 정했다.

요구액은 올해 4조2천777억원보다 9.5%, 목표액은 올해 3조6천500억원보다 4.1% 많은 규모다. 국비가 필요한 내년도 신규사업은 131건에 3천409억원으로 정했다.

도는 중앙부처 반영액을 목표액의 95%인 3조6천107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 심의결과, 2조4천999억원(주요 SOC세부사업 제외)이 반영된 것으로 집계됐다. 도는 향후 미 정액인 주요 SOC(도로·철도)까지 포함되면 최소 3조2천849억원, 최대 3조4천931억원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바이오밸리추진단과 행정국의 경우 당초 요구액 가운데 상당액이 미반영 돼 각종 사업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

본보가 23일 입수한 '2013 정부예산 기재부 1차 심의 결과 현황'에 따르면 도 바이오밸리추진단의 경우 전체 확보목표액 2천140억원 가운데 32.4%인 693억원만이 반영됐다.

첨복재단 인건비·운영비 명목으로 도는 132억원을 요구했으나 31억원만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약개발지원센터(도 요구액 41억원)는 7억8천만원,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38억원)은 7억7천 만원이 반영되는데 그쳤다.

첨복단지 핵심연구지원시설 건축비·장비비로 1천188억원을 요구했으나 271억원만이 반영됐다. 2014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와 관련해 50억원의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나 전액 미반영됐다.

도 행정국은 전체 확보목표액 716억원의 51%인 365억원만이 기재부 1차 심의에서 통과됐다.

국가대표훈련원 2단계 건립을 위해 도는 396억2천만원의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나 기재부 1치 심의에서 174억원만이 반영됐다.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운영사업비 명목으로 61억원을 요구했으나 23억원이 반영되는데 그쳤다.

문화관광환경국은 확보목표액 4천억원의 79.9%인 3천194억원, 경제통상국은 2천33억원의 96.5%인 1천961억원, 농정국은 5천5억원의 93.7%인 4천688억원, 보건복지국은 7천339억원의 98.9%인 7천261억원이 기재부 1차 심의결과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목표액 미달성 원인을 부처 반영액에 대한 기재부의 관행적 삭감과 신규사업 미반영 방침, 일부 사업의 대응논리 및 설명 미흡 등에 따른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대통령선거 등 연말까지 이어질 정치적 환경변화와 정부의 긴축재정 방침도 목표달성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부처 미요구사업 및 삭감사업에 대해 소관 중앙부처 방문, 기재부에 추가요구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내달 3일부터 24일까지 부처 추가요구 사업과 1차 심의 시 보류 사업 등문제사업에 대한 2차 심의를 벌일 예정이다.

현장- '주폭'에 빼앗긴 공원]술마시고 도박하고…'우범지대' 전락
청주지역 곳곳 밤낮 안가리고 '탈선행위' 빈번…시민들 외면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22일 밤 10시 청주 중앙공원.
언뜻 봐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남녀 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충청일보 박성진기자가 보도했다.
지나가는 행인들을 의식한 듯 이들은 어두운 구석으로 차츰 몸을 숨겼다. 간혹 큰 웃음소리가 공원의 뜨거운 공기를 갈랐다.　

이들의 일행으로 보이는 오토바이들도 경적을 울리며 이따금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서로의 볼을 때리는 '이상한 놀이'에 빠져 행인들의 따가운 눈초리는 안중에도 없다. 공원에 바람을 쐬러 나온 시민들은 이들을 보고 슬그머니 피하거나 짜증 섞인 표정으로 한참을 노려보고는 발길을 돌렸다. 어둠 속에서 불량 청소년들이 공원을 탈선의 장소로 만들고 있다면 가로등 아래에는 노인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소주와 페트병 맥주가 서로 뒤섞여 공원인지, 술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술기운이 돌자 일부 노인들은 웃통을 벗고 본격적으로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술판 인근은 아무렇게나 본 소변으로 인한 지린내 때문에 숨 쉬기조차 힘들다. 아예 돗자리를 펴고 자신의 집 안방인 양 잠을 청하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가로등 아래에서는 도박판이 한창이다. 화투장을 둘러싸고 놀음에 빠진 사람들과 구경꾼들이 한데 뒤엉켜 탄식과 환호가 뒤섞였다. 5만원권이 왔다갔다 하며 판이 꽤 커보였다.

자정 무렵 이 공원은 더 이상 시민들의 안식처가 아니다. 거대한 술집을 연상케했다. 비명에 가까운 괴이한 웃음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이 공원은 낮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대낮에도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도박판이 빈번하게 벌어졌고, 성매매가 음성적으로 이뤄졌다. 대낮 술판은 단골 메뉴다. 비슷한 시각 상당구 용암동 망골공원. 웃통을 벗은 취객들이 박수를 치며 시끌벅적했다. 공원 곳곳에는 먹다 남은 안주와 빈병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흥덕구 가경동 발산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자에는 술병이 나뒹굴고 있고, 수풀에는 구토와 소변을 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공원은 유흥상권 밀집 지역에 접해 있어 공원 주변이 선정적인 현수막들로 가득했다. 아이들과 모처럼 공원에 산책하러 들렀다가 현수막에 그려져 있는 선정적인 여성 사진과 노골적인 문구에 놀란 시민들이 서둘러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유일하게 자연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공원이 술병과 도박, 성매매가 성행하는 '흉악한 전쟁터'로 변질된지 오래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과 공원 관리당국인 지자체는 뒷짐만 진 채 수수방관하어 있다.

서울 도심 속 공원들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주의 이 같은 공원들과 '판박이'였다. 술판과 퀴퀴한 냄새, 쓰레기 더미로 넘쳐나던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울 도심 속 공원의 밤 문화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부부가 유모차를 끌고 나와 밤공기를 맞으며 연인들이 안전하게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자연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주폭(酒暴)' 척결에 나선 경찰과 지자체가 합작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술판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옛날과 같은 '무서운 공원'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공원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은 경찰과 지자체의 의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북경찰은 무분별한 기초질서를 다잡아야하고, 나무심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청주시는 제대로 된 공원의 역할에 대해 진진하게 고심해야 할 때라는 게 시민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중앙공원 인근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은 "중앙공원이 과연 시민들의 안식처인지 청주시에 묻고 싶다"며 "거대한 양조장으로 변한 공원이 하루 빨리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다닐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