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원지킴이와 이종윤 군수가 지난 19일 군수 집무실에서 화해의 제스처로 손을 맞잡고 있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을 반대해오던 단체의 연합인 청원지킴이가 청원군에 녹취록 유출자 색출을 중단하지 않으면 전보다 더 강경 대응하겠다고 나서며 급속히 얼어붙는 듯 했던 통합 분위기가 다시 화해 무드로 변했다.

청원군은 지난 주민투표 직전 2개 읍·면 직원회의 내용이 그대로 녹음돼 외부로 유출되면서 파장이 일었던 ‘녹취록 유출 사건’의 당사자를 찾기 위해 경찰에 냈던 진정서를 오는 25일 철회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청원지킴이가 먼저 요청해 화해를 했고 그간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25일 진정을 철회하기로 이종윤 군수 등과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은 군공무원노조, 오창읍장, 문의면장, 이 군수 등이 모여 장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청원지킴이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자기들이 불법을 저질러놓고 이제 와서 공직기강 확립이니 뭐니 하기에 정말 막 가보자는 의견도 나왔었다”며 “하지만 자꾸 문제를 삼는 게 최선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었다. 군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생발전안이 지켜지는 지는 계속 감시할 것이며 이를 기회로 지킴이가 청원을 대표하는 시민단체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청원지킴이는 지난 19일 이 군수를 찾아 “통합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풀기 위해 이 군수 고발 등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병우 대표는 “찬성으로 나온 결과에 승복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통합 추진 과정에서 불거졌던 갈등도 하루 빨리 풀어야 하겠기에 (고발 취하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통합과 관련된 합의 사항이 이행되는 지는 계속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군수 면담 후 최 대표는 본보에 “고발 취하는 이 군수, 오창읍장 등 청원군 공무원에 대한 건만 해당된다. 그동안 우리를 도와준 공무원이나 군민들이 다치게 할 수는 없다. 오늘 화해도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었으니 군 역시 녹취록 유출자 색출을 중단하라는 의미”라며 “만약 오창읍장 등이 자신들 위신을 세우려고 (오늘 화해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계속 유출자를 찾아 처벌토록 한다면 우리 역시 180도 돌아서서 전보다 더 강하게 통합을 반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혀, 화해 분위기가 바로 냉각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