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청주전투비행장 등 군용비행장 주변 개인주택 등에 대한 소음피해보상 기준을 완화시킴에 따라 피해 보상 소송을 진행 중인 주민들의 승소 확률이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최근 ‘군용비행장 등 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법안은 2009년에도 국회에 제출됐으나 논의가 길어지면서 자동 폐기됐다.

이에 국방부가 개인주택에 대한 소음피해보상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법안 수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 법률안에서 기준을 개인주택은 대도시의 경우 85웨클, 기타 지역은 80웨클 이상으로 5웨클씩 낮췄으며 공공시설도 75웨클 이상으로 기존보다 5웨클 완화했다.

비록 소음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이주 및 토지보상 내용이 빠져있고 소음 기준도 여전히 민간항공기 소음대책기준인 75웨클보다 높지만 피해 보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주민들이 승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진 셈이다.

실제로 청주전투비행장의 경우 주변지역(내수읍, 북이면, 오근장동) 주민들은 2005년 전투기 소음피해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보상청구 소송 결과 2008년 1월 서울중앙지법의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국방부가 곧바로 항소했다. 국방부는 이어 보상비 절감 차원에서 2009년 개인주택 소음대책지역 지정 기준을 기존 항공법의 75웨클에서 85웨클 이상으로 정한 군 비행장 소음 대책 법안을 제출했고 당연히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항소심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물론 피해 대상지역 주민들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이 법안은 무산됐다.

따라서 국방부가 이번에 입법예고한 법률안이 통과되면 그 때와는 반대로 재판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이 더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현재 청주전투비행장과 관련해서는 일부 지역 주민들만 보상을 받았고 2008년까지 해당되기 때문에 현행법상 3년이 지나면 보상 청구 소송을 할 수 없어 보상금을 받은 그 해 2차 소송을 제기,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류재평 청주전비소음피해대책위원장은 “일부 승소이지만 청주지역에서 80웨클 이상은 보상을 받았다. 지금 2차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에 국방부가 입법예고한 법률안을 보면 소음방지시설(방음창호) 설치 등 소음을 완화해주겠다는 것이지, 피해를 보상해주겠다는 말은 없지만 기준이 완화되면 소송 결과에 영향이 미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은 법안 같은 건 복잡해서 말해도 잘 모른다. 그저 시끄러우니까 보상해달라는 것”이라며 “국방부는 주민이 아니라 지역에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재판 뿐이고 궁극적으로는 전투비행장이 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지역구의 변재일 국회의원은 “법 집행과정에서 집단소송처럼 권리를 적극 주장해야 인정하는 판례가 다수이다. 군비행장 소음 문제도 그렇다. 일단은 소송 밖엔 길이 없다”며 “아직 그 법안을 살펴보진 않았지만 국방부는 애당초 안보 목적으로 군비행장이 설치되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적 시설 설치 등만 지원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