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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原고구려비 전시관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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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22  14: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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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0년대 후반 남한강에 물난리가 났다. 중앙탑이라고 불리우는 통일신라 7층탑이 우뚝 솟은 충주 가금면 탑평리 절터도 피해를 입었다. 수해 복구 불도저가 지난 자리에서 뜻밖에 붉은 점토로 빚은 와당(瓦當)이 무더기로 찾아졌다. 당시 단국대학교 박물관 지표조사단을 이끌고 있던 정영호박사는 절터에서 매우 아름답고 강렬한 무늬를 지닌 연꽃 기와를 여러 점 수습한 것이다.

와당은 6엽으로 흡사 해바라기를 보는 듯 강렬했고 주연(周緣·외곽)은 높게 돌기 된 고식(古式)의 기와였다. 붉은 점토로 빚었다면 고구려 와당이 아닌가? 이 기와는 과연 어느 시대 만들어진 것인가?

정박사는 이 와당을 고구려계라고 학계에 보고했다. 그러나 당시 학계는 이를 부정하는 눈치였다. 백제계라고 하는 이들도 나왔고 고신라(古新羅) 와당을 닮았다는 견해도 있었다. 이 와당은 고대 와당을 대표할만한 작품이어서 이 분야 학자들에게 매우 인기를 얻었다. 검찰에 오래 종사하던 대전출신 류창종변호사는 이 와당을 보고 그 매력에 빠져 와당 수집가로 변신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서울 부암동에 류금와당박물관을 세워 이 분야연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필자도 현장에서 몇 점을 수습했는데 지금은 청주국립박물관에 기증하여 전시되고 있다.

그 후 79년도 2월 와당이 나온 절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가금면 입석리에서 큰 일이 벌어졌다. 바로 오래 된 명문 비석(銘文碑石)이 찾아진 것이었다. 충주에서 향토역사 찾기에 앞장 선 예성동호회 회원들이 발견, 이들을 지도했던 단국대 정영호박사에게 제보했고 단국대는 원로 교수들로 조사단을 구성, 현장에서 비문 탐독에 들어간 것이었다. 이같은 정보를 입수한 필자는 아침 일찍 사진기자와 함께 현장을 방문, 조사단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 조사단은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렸다. 비석의 조성 시기는 고구려 문자왕(文咨王. ?~519AD)대이고 중원지역을 장악, 기념하기위해 세운 척경비(拓境碑) 성격이라 발표했다. 이 발표로 당시 언론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가기 힘들었던 만주 집안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에 이은 두 번째 고구려비였기 때문이었다. 해방이후 역사고고학계 최대의 수확으로 평가 됐다.

이 비의 발견으로 탑평리 절터는 고구려시대의 초창(初創)으로 보고 붉은 점토로 빚은 와당도 고구려의 작품으로 굳어졌다. 이 와당을 처음 학계에 보고 한 정영호박사의 연구결과가 맞았던 것이다.

고구려비가 찾아짐에 따라 충주 탑평리를 중심으로 한 일대의 땅은 고구려 남방공략의 거점인 국원성(國原城)의 치소(治所)로 비정되었다. 인근의 장미산성과 봉황리 바위에 새긴 삼국시대 마애불상, 노은 보련산에서 발견됐다는 고구려불상의 광배(光背·建興銘)에 대한 고구려 유적 유물이란 해석도 타당성을 얻게 됐다.

예성동호회 공로와 정영호박사 업적의 산물

필자는 최근에 서울의 한 소장자가 가지고 있는 붉은 점토의 고구려 와당을 친견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오래전 만주 집안에서 출토돼 중국 상인으로부터 구입했다는 이 와당은 바로 충주 탑평리 출토와당을 닮고 있었다. 색깔이며 6엽 연꽃의 모양도 같았다. 탑평리 와당을 만든 장본인들은 고구려 왕도(王都) 집안에서 온 장인(匠人)들였던 모양이다.

충주에서 국보제205호 중원고구려비를 보존할 전시관이 마련됐다고 한다. 다시 한번 향토 역사발굴에 헌신하여 국보 중 국보를 찾은 예성동호회의 공로와 30년 충북역사,문화재 사랑의 불씨를 지펴 준 정영호박사의 업적이 새삼 기억나 회고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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