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10월 1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38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 우신골든스위트 아파트에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이미지 출처 : 국제신문)

진압보다는 인명구조에 치중

시커먼 연기가 고층건물 옥상에서 솟아 오른다. 곳곳에 불길이 번지고, 건물 외장재가 떨어져 내린다.지난 2010년 10월 발생한 부산 마린시티 내 38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의 화재 현장. 소방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려대지만 역부족이다. 사다리차는 고작 15층까지밖에 뻗어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불길을 잡는데 4시간 이상 걸렸다.

하지만 앞으로 부산의 상황은 달라진다. 초고층 건물 화재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국내 처음 70m 소방 굴절차를 최근 도입했다. 아파트 22층까지 수직 연장되는 이 소방 굴절차에서 강한 수압으로 물을 쏘아대면 50층 건물의 화재도 한결 쉽게 진압할 수 있게 된다.
 
핀란드에서 들여온 이 굴절차는 한 대 가격만 18억원이 넘는다. 이 장비는 초속 12.5m의 강한 바람을 견뎌낼 수 있고 한 번에 성인 남자 7명을 구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청주지역  초고층 대비 소방장비는 어떨까. 한 마디로 17층 이상 고층아파트에서 화재가 날 경우 속수무책이다. 

청주서부소방서 관내엔 신영지웰시티(45층 이상 10동), 사직동 두산위브(41층 3동), 오송 호반베르디움(30층), 오송 모아미래(30층) 등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동부소방서 관내에도 라마다호텔(21층)을 비롯해 20층 짜리 고층아파트가 다수 있다. 

7~8층용 굴절차와 17층용 고가사다리차 고작

하지만 양 소방서에 고층 대비 소방장비는 7~8층용 굴절차, 17층용(52m) 고가사다리차를 각각 1대씩만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17층 이상 건물이나 아파트에서 화재가 날 경우 스프링클러로 인한 자체 진압이 가능할 뿐 소방서는 인명구조만 할 수 있어서 사실상 화재 진압은 불가능하다.

초고층 건물은 화재가 발생하면 계단실 및 엘리베이터실을 통한 대류 및 굴뚝효과에 인해 불길과 연기가 위로 삽시간에 번진다.

청주서부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관내에 초고층 건물이 많이 들어서는 바람에 부산처럼 소방굴절차 등 장비 확보가 시급하지만 지방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며 “고층 건물에 화재가 나면 우선 화재 진압보다는 헬기를 출동시켜 인명부터 구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