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와 청주시가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계속 규제하기 위해 현행 조례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알려진 대로라면 시의회가 조례를 개정하고 시가 이를 공포한 뒤 행정처분을 내리는 절차가 금주 안에 모두 끝난다.

시의회가 17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조례 개정안을 처리하면 시는 이를 넘겨받아 오는 19일 공포한 뒤 바로 다음날 기존 처분과 동일한 내용의 행정처분을 다시 내릴 예정이다.

즉, 매월 둘째ㆍ넷째 일요일 의무 휴업하고 평일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영업을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속전속결로 현행 조례가 개정돼도 미묘한 법적 문제가 남게 된다.

행정절차법상 자치단체는 '(공포 시점부터) 상당 기간' 규제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 청주시 등 여러 지자체의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가 지금 문제 되는 이유도 바로 이 절차를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개정조례를 공포하기 전부터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상 자체가 법리에 배치되지만 그대로 인정한다 해도 의견 수렴 기간은 조례가 개정되는 17일부터 개정된 조례 공포일인 19일까지 만 사흘을 넘지 못한다.

청주지법 행정부장 출신인 황성주 변호사는 "당사자 의견을 수렴하는 '상당한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법원의 별도 판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틀, 사흘 정도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조례를 만들어서 행정처분을 하면 다시 절차상 시비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고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입장을 수도 없이 들었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 의견을 수렴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나중에 소송이 제기된다면 그때 가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