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2017년 개최를 구상하고 있는 ‘무술올림픽’의 밑그림도 그리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관련 예산만 의회에서 통과시키자 차기 지방선거 홍보용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무술올림픽 추진방안 용역을 발주하며 기본 계획을 수립해 온 ‘무술의 메카’ 충주시와 사전 협의 없이 도가 단독으로 추진할 움직임을 보여 저의를 의심받고 있다. 이 때문에 ‘무술올림픽’ 개최가 마치 이시종 지사의 전유물처럼 비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는 태권도, 유도, 합기도, 검도 등 세계 30여개 무술 종목 선수들을 초청해 (가칭)무술올림픽을 2017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난달 18일 열린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무술올림픽 기본계획 연구용역비 1억원과 세계무예관계자 초청 국제세미나 개최비 5천만 원을 제출해 전액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도는 오는 8∼12월 무술올림픽에 대한 SWOT 분석, 준비위원회 및 대회조직위원회 구성, 운영방안 개발 등에 나선다. 또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 분석, 재원확보 방안, 수익사업 모델 개발, 사업별 수지분석, 국제체육단체 및 사회문화단체와의 협력방안 등 무술올림픽 개최를 위한 기본계획 연구용역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2005년부터 준비해 온 충주시 무시하고 독자 추진에 의혹의 눈초리

앞서 충주시는 10여년 이상 개최해 온 ‘충주세계무술축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5년부터 ‘무술올림픽’ 추진을 위한 자체 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실상 준비를 해 왔다.

물론 ‘무술올림픽’ 개최 첫 구상안을 내놓은 사람은 충주시장을 3번 역임한 이시종 지사이다. 그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성공적인 국내 유일무이한 무술축제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한 단계 높여 무술올림픽으로 승화시켜 전 세계 무술인의 제전을 만들 구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만든 충주세계무술축제 개최의 당위성과 정체성 및 정통성은 물론 역사적 배경마저 외면한 채 홀로 무술올림픽 개최 깃발을 들었다.

일각에선 ‘2014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겨냥해 무술올림픽에 대한 국내·외 기득권 확보 차원에서 생색내기 식 전시성 행사란 지적을 하고 있다. 더욱이 ‘2017년 제98회 전국체전’ 충주 개최가 확정된 시점에서  무술올림픽 개최를 계획, 충주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도는 무술올림픽 개최 예상 비용을 15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충주시가 2005년 발주한 용역보고서에는 대회 개최 2년 전 예산을 포함해 최소 4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나와있다.

게다가 2017년 전국체전 주경기장 조성비만 해도 940억원(국비 200·도비 200·시비 540)이며 기타시설 개·보수비용 300억원(국·도비 지원 포함), 운영비 200억원(국·도비 50%씩) 등 최소 1천4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비만 해도 400억원 이상 소요되는 전국체전이 치러지는 해에 무술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정부에 150억원 지원을 요청해야만 한다.

도 관계자는 “무술올림픽 아이디어를 지사가 내놓아 개최를 준비하지만 현재 아무 것도 진척된 게 없어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며 용역 발주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국체전과 같은 해에 치르면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무술올림픽을 개최한다고 전국체전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며 소요예산 150억원도 도비가 아닌 국비를 지원받아 치를 예정으로, 일부 도비가 예산으로 집행될 수 있지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