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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친인척 비리의 악순환홍득표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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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11  17: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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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비리혐의로 구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첫 소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사법처리는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만사형통(萬事兄通)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인사문제를 비롯하여 국정운영 개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한국정치에서 최고의 권력자인 대통령의 아들, 딸, 동생, 장인 등이 이권에 개입하여 사법처리 당하는 모습은 생소한 일이 아니다. 정말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한두 가지 이유가 아닐 것이다. 혹자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권력은 부패되기 싶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영국의 역사가 액튼경(Lord Acton)의 말은 만고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 막강하기 때문에 친인척들이 이권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친인척에게 청탁하면 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대통령제의 권력구조 때문에 친인척의 비리가 나타난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비약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내각제하에서도 제왕적 총리 현상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제가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사자들의 의식과 정치문화가 더 큰 문제라고 본다. 대통령 친인척의 부패 고리는 3자 간에 형성된다. 대통령의 친인척, 돈을 주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탁자, 그리고 대통령 친인척의 부탁을 받고 가치를 불공정하게 배분하는 공직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결국 이들의 의식이나 태도 그리고 이것이 통하는 정치문화가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 대통령 친인척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자기 아버지나 동생이 대통령이면 더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대통령을 아버지나 동생으로 둔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인 동시에 선택된 사람에게만 오는 드문 기회다. 대통령의 친인척은 주위에서 가만 놔두질 않는다. 인사문제를 비롯하여 기상천외의 청탁이 봇물을 이룰 것이다. 처신을 잘못하면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다. 대통령 가족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과욕을 부리기 때문에 대통령의 명예 실추는 물론 집안망신에 자신은 범법자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상득 전 의원의 경우 4년 전 18대 총선에 출마할 때 많은 사람들이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형이 국회의원 한 번 더 한다고 무엇이 달라질 수 있겠는가? 일선에서 물러나 동생이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는 것을 조용하게 기원하는 것이 형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과욕이 노구를 구치소에 맡기는 신세가 된 것이다.

다음은 대통령 친인척 못지않게 실세에 줄을 대고 돈을 주고 거래하려는 청탁자도문제다. 적법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려는 태도가 문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잇속만을 추구하려는 의식에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공직자의 책임도 크다. 대통령 친인척의 부탁을 받고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 출세에 대한 욕망 등으로 권력실세의 청탁을 거절하기 곤란한 현실도 충분하게 이해된다. 하지만 한 사람을 봐주면 다른 사람이 불이익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불공정한 의사결정은 언젠가는 들통 나게 되어 있다.

청와대의 철저한 대통령 친인척 관리 필요

공적인 일을 사적 부탁으로 해결하려는 청탁주의 문화, 아는 사람을 통하면 일이 쉽게 해결되는 연고주의 문화, 권력과 돈이 부당하게 거래되는 부패문화, 실세의 눈치를 살피고 비위를 맞추려는 굽신주의 문화, 가치를 자의적으로 배분하는 불공정한 문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장사꾼 문화, 법과 규정을 위반하는 불법문화, 권력을 억제하지 못하고 남용하는 탐욕주의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제도적으로 대통령 친인척 비리 근절책을 마련하거나 청와대의 철저한 친인척 관리가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당사자들의 의식변화와 정치문화의 발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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