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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오식·오보·허보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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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11  10: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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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이명박 전 대통령’ 오기(誤記) 보도사건(7월3일자)을 계기로 언론사들의 ‘오보주의령’이 발동된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신문과 방송에서 잘못 보도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오식(誤植). 오보(誤報). 허보(虛報)가 그것이다. 오식은 활판에 활자를 잘못 꽂거나 그 실수로 인해 생긴 인쇄상의 잘못을 뜻하는데, 컴퓨터로 기사를 입력하는 현 신문제작의 현실에서는 오타(誤打)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에 비해 오보(誤報)는 글자 그대로 잘못 보도한 것이다. 사실에 맞지 않은 내용을 보도했지만 기사작성의 주체가 사실이 아닌 점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사례가 대부분인 경우라 하겠다. 그리고 허보(虛報)는 보도주체가 알면서 거짓으로 보도하는 것이다. 보도내용을 허위로 꾸며 보도함으로써 고의성이 내재된 일탈보도라 하겠다.

이같은 오식·오보는 보도종사자들의 부주의나 제작시간에 쫒기는 업무속성 면에서 부단히 발생하고 있다. 철저한 사실 확인 보다 속보경쟁에 치우치다 보면 오보 발생 가능성이 높고, 납 활자를 사용하는 아날로그 신문제작 시대에 오식 사건이 더욱 빈발했다. 여기에 비해 허보는 불순한 목적을 갖고 보도매체를 악용한 경우로, 민·형사상의 무거운 책임이 추궁되고 있다 하겠다.

신문의 오타·오식·오보 사건은 예로부터 중앙지-지방지를 막론하고 숱하게 발생했다. 그 예로, 중앙지 중 동아일보는 1952년 3월15일자 1면의 ‘한·미 석유협정에 관한 보도기사’에서 2단짜리 ‘고위층 대기 중’이라는 제목 앞에 ‘괴뢰(傀儡)’라는 활자가 첨가되어 ‘괴뢰 고위층’으로 인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쇄 시작 10여분 만에 이 사실을 발견, 윤전기를 세우고 ‘괴뢰’를 삭제한 후 다시 인쇄 했으나 이미 가판용 60부와 군부대 배포용 300부가 실려나간 뒤였다. 당시 고위층은 통상 대통령을 의미 하였으니, ‘괴뢰 고위층’은 ‘괴뢰 대통령’을 뜻한다고 볼 수 있어 대형 사고를 친 셈이다. 이 사건으로 권오철 정리부장과 공무국원 2명이 구속되고 국태일 발행인과 고재욱 주필 겸 편집국장이 불구속 송치됐으며, 이틀 후에 신문은 무기 정간처분을 받았다.

지역신문의 오보 사건도 드물지 않다. 매일신문의 전신인 남성경제신문은 1950년 이승만 대통령(大統領)을 견통령(犬統領)으로 오식 보도, 무기정간 처분을 받았다. 올 해 창간 66주년을 맞은 충청일보도 1952년5월29일 통신 수신 잘못으로 ‘김성수 부통령 사표제출’을 ‘ 이 대통령 사표제출’로 오보함으로써 호된 시련을 겪었다. 이어 이 신문은 1953년5월20일 대통령을 견통령(犬統領)으로 오식, 제작하여 편집국장 등이 구속되고 신문은 폐간조치 됐다. 이러한 ‘견통령’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위해 납 활자를 사용하던 신문사들은 ‘대통령’이란 세 글자를 묶은 활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언론은 잘못 보도 예방에 최선 다해야

특종에 눈 먼 미국 언론들의 오보 사례는 한국을 능가 한다. 1948년4월 워싱턴포스트의 흑인 여기자 ‘재닛 쿡’은 실존하지 않는 8세 소년의 마약중독 생활을 꾸민 ‘지미의 세계’ 기사로 플리쳐상을 받았으나 후에 들통이 나 상이 취소되고 그녀는 회사를 떠났다. NBC뉴스는 1993년2월 제너럴 모터스(GM)의 차량에 화재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GM트럭에 폭발물을 부착, 화면을 조작했다가 소송을 당한 후 GM에 사과했다. 더욱 황당한 오보사건은 왕조(王朝)동경에 젖은 ‘콜로라도 스프링스 텔레그라프’지가 1903년10월24일자 머리기사로 “필라델피아 출신 아가씨 ‘에밀리 브라운’이 한국 고종황제의 황후가 되다”라는 기사였다. 이 기사는 미국 공사관에 의해 공식 성명으로 허위 기사였음이 밝혀졌다.

언론의 그릇 보도는 크고 작은 피해를 입힌다. 오식·오타·오보 등은 기사작성의 실수나 태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비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목적을 갖고 허위의 기사를 작성, 보도하는 것은 그 악의(惡意)에 대한 비난 가능성 등이 크다는 점에서 도덕적 법률적 책임이 상대적으로 무겁다 할 것이다. 사실보도· 정론보도 등을 그 생명으로 삼아야 할 오늘의 언론들은 누리는 만큼의 영향력 이상으로 ‘사실보도’ ‘바른보도’에 가일층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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