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데일리
칼럼칼럼
청주·청원 통합 ‘꼼수’는 가라오병익 청주경산초교장·시인
세종데일리  |  webmaster@sjdaily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1.12.03  22:48: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고향의 봄, 고향역, 고향땅, 고향이 좋아, 고향친구, 고향이야기 /‘나 죽으면 고향에 묻어줘’ /할아버지 말씀 하루도 몇 번씩 /같은 걸 계속하면서 아버지는 재밌어 하신다. /귀가 번쩍 눈이 번쩍 /아버지의 아버지 고향은 /개울가 피라미까지 앞 차례다.

필자의 동시 ‘고향이라면’ 전문이다.

내가 태어나 청운의 뜻으로 고등학교 때까지 꿈을 키운 곳은 오송역과 의료복합단지를 일궈낸 청원군 강외면이지만 용케도 충남이 에워싸고 있는 행정구역상 특수성 때문에 관심과 손길의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언제나 해를 받쳐 올리던 병마산 아래로 굽어도는 상조천 맑은 물로 멱 감으며 아기새 둥지까지 보듬던 향수의 땅. 지금은 동네 앞을 질러 사십분 쯤 오르면 아버지·어머니의 합장 산소 자락이 이젠 세종시 편입 확정지로 돼 있어 타향에 모신 어색함을 지울 수 없다.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여기가 거긴가’ 동심의 샘인 고향을 그대로 보존하고 싶지 않은 사람 누가 있겠는가?

◇ 누구를 위해

‘된다 안된다,  발족식, 집회, 홍보물, 가두행진, 고소, 고발…’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무성했던 청주·청원 통합 무산을 두고 왜 그렇듯 악에 받쳐 지자체 간 독자 행보를 고집했는지 모른다. 특별교부세 등 정부의 파격적 지원까지로 콜을 받았던 짝짓기 논의는 실로 많은 아픔과 갈등을 빚은 게 사실이다. 두 시·군의 장기적인 발전은 안중에도 없었다. 찬성·반대 측 나름대로 명분과 미래를 조망하는 청사진들을 지역사랑으로 묶어 쏟은 실전이었다.

그러나 ‘결자해지’란 말처럼 양쪽을 아우르는 통일된 접점은커녕 눈 앞의 떡을 쥐기에 급급했다. 스스로 기소유예 처분하는 공연같은 상쇄가 왠지 껄끄러웠다. 물론 ‘통합무산’이라는 결과를 두고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과 예상보다 더 진한 기쁨에 찬 감격스러운 장면의 비교가 오히려 큰 과제로 남은 건 사실이지만 또 하나 진솔한 동반자를 얻은 건 양쪽 시·군민의 똑같은 느낌일 게다.

청원에서 태어나 청주에서 40년 넘게 살고 있는 나로선 양쪽 모두 똑같은 고향이며 애틋한 삶의 터전이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칠순의 맏형께서 입을 여신 뒤 마을회관으로 향하신다. “떼로 몰려 애향하자며 소리지른 사람들. 뒤에선 딴지를 걸지 두고 봐야 알지. 통합이란 게 원래 말대로 쉽지 않잖아.” 그도 그럴것이 연일 찬·반에 띠 두르고 열 올리던 꾼들, 어느 날 잽싸게 용이 되려 명함을 뿌리고 다녔다. 유행가의 한 소절처럼 “요리조리로 갔다. 아직도 헷갈리나요?” 상식 밖 ‘꼼수’부터 버려야 한다.


◇ 정상 속도로

흐름은 국가 간 경쟁에서 도시 간 경쟁시대로 변하고 있다. 우리와 유사한 천안시·천원군의 지자체가 경계를 지운 뒤 중부권 도시로 엄청난 날개를 달았다. 여수와 여천 역시 통합 이후 여수엑스포 유치 성공을 끌어냈다. 작은 지역도 나름대로 매력과 순기능이 많으나 지금의 청주 또는 청원으로 홀로서기가 계속될 때 글로벌화는 어렵다. 도시야말로 경쟁력과 인프라를 갖고 있어야 한다. '지자체 통합'은 시대적 요구다.

논의 과정에서 통합 뒤 시청 위치, 앞으로의 입지와 기피시설 유입을 둘러싸고 대립이 극렬했을 뿐,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은 어디서도 눈에 띄지 않았다. 꿍심과 이기가 필요 이상이었다. 기업 투자 유치 뿐 아니라 생활권이 동일하고 상호보완적 시너지 효과는 뒷전 아니었던가? 살아남기 위해 먼저 나서야 하면서도 늘 그래왔다. 무슨 일이든 급조는 실현을 어둡게 만든다. 운동의 순서처럼 통합엔 반드시 1, 2, 3 해법이 있다.

요즘 2012년 가능도 점쳐지고 있다. 따지고 보면 당초 약속한 2014년은 그렇게 널널한 시간이 아니다. 임박해서 우왕좌왕 하다보면 소통은 유야무야되고 몇 사람의 이기적 옹고집에 끌려다닐 불길한 예감을 어찌 씻겠는가? 무조건적 몰빵과 투쟁이야 말로 넋 나간 구태다. 위민(爲民) 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 더 이상의 피로에 시달려 짜증스럽지 않도록 배려와 양보가 필요하다.

2011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에서 청원·청주 1천377명 합창단이 ‘내 고향 청주’를 함께 불러 감동을 주었다. 청원군·청주시 공무원이 운동으로 마음을 나누는 등 외형적 모양새가 걸출하다. 이제부터 정상으로 속도를 낼 때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세종데일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14번길 66(사창동, 청주스포츠타운)  |  대표전화 : 043)273-2580  |  팩스 : 043)274-258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충북 아 00065  |  등록일자 : 2011.08.24  |  발행ㆍ편집인 : 김태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태순
Copyright 2011 세종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jdail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