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서기관급 이상 간부 공무원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기존 연공서열식이 아닌 인사권자 의중에 따른 인물본위로 임용해 공직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 공무원이 인정하는 근무평정 상위자와 업무 추진 능력을 겸비한 우수 공무원마저 이번 인사에서 탈락한 것을 최대 이변으로 여긴다.

게다가 격무부서로 알려진 조직 내에서 일벌레처럼 앞만 보고 우직하게 일한 선배 공무원의 낙마 소식을 접한 후배들은 일손을 놓은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10일 충북도와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6일과 9일 두 번에 걸쳐 도는 부이사관급과 서기관급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기존 인사 관행인 연공서열식이 아닌 인사권자 입맛대로 의중이 담긴 필요조건에 따라 이뤄져 공직사회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부이사관 승진 인사 때 승진 서열 1위부터 5위 가운데 들었던 서기관 가운데 2위와 3위 순위를 제치고 1위 K씨와 4위 G씨만 골라 승진시켜 주요 보직에 임용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인사는 서기관 승진 인사로 이어져 공직사회를 한순간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도는 사무관 승진 대상자 가운데 1위와 3위·4위 등 상위 순번 해당자를 모두 물리치고 하위 순번에서 승진 대상자를 선택했다.

특히 충북도의회 개원 이래 상위 순번에 배치된 승진 대상자가 하위 순번에 밀려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승진 대상자로 꼽힌 L씨의 경우 도의장은 물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들의 온갖 수발을 드는 것은 기본 업무였고, 의회의 입 역할을 맡은 주요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승진이 유력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해 의회 직원들과 일부 도의원들이 인사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를 놓고 지사가 민선 5기 후반기 도정 업무를 무난히 수행하기 위한 방편으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군기잡기 차원에서 시도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재선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이시종 지사가 2014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다각적인 포석을 깔고 무리수를 두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충북도 한 관계자는 “기존 연공서열식 인사 관행을 깨고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은 다른 의도는 없고 적재적소에 일꾼을 배치하다보니 일부 승진 대상자들이 탈락한 것은 맞다”며 “차기 인사에 우선적으로 탈락자들을 고려해 승진시킬 방안을 인사권자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