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주시청 전경

충주시가 지난 주 단행한 간부 공무원 인사를 놓고 외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등 소문이 무성해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서기관 인사에선 기존 연공서열에 따라 공직에 먼저 입문 또는 승진한 사무관 선배들이 당연 우선적으로 승진해 온 관행이 깨져 허탈감에 빠졌다는 풍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이종배 충주시장이 공·사석에서 줄기차게 공언했던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 구축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9일 충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단행한 서기관 승진 인사 때 10여명 승진 대상 후보자 가운데 유력시 됐던 K과장이 탈락하고 P과장이 승진한 것을 놓고 공직사회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특히 K과장은 지난 인사에서도 경쟁 상대에 밀려 탈락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용될 것으로 누구나 쉽게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

이에 대해 토목직렬 국장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권자 입장에선 선뜻 같은 직렬의 국장을 두 명 두기가 곤란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P과장의 승진 이면에는 충주여고 총동문회 측면 지원은 물론 충주시의회 동문의원들의 무언의 압력(?)이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이 내부의 볼멘소리이다.

특히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 단체장 입장에서는 여성 파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부 반발을 외면한 채 P과장을 승진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명퇴신청을 끝내 거부하다 마침내 공직을 마감한 J국장은 ‘당근과 채찍’ 덕분에 충주시노인전문병원 행정국장직을 얻었다.  이 때문에 이 병원은 충주시 고위 공무원 안식처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사무관(과장) 일부 인사, 전직 국장이 주물렀다" 소문 파다

문제는 기형적인 파행인사가 서기관 승진 인사에서 그치지 않고 사무관 승진·전보 인사에서도 드러났다고 대다수 공무원들이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시장의 의중과는 달리 일부 공무원 인사에 ‘보이지 않는 손’이 또 작용했다고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더해진다.

특히 한 사무관 승진자는 경쟁자와 시소게임을 벌이며 밀리기 시작하자 전 충주시 모 국장을 찾아 읍소한 결과 승진을 보장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는 지난해 충주시장 재선거 때 지대한 역할을 한 일등공신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사무관 전보 인사에선 한창희 전 시장 때 핵심 측근들은 영전된 반면 우건도 전 시장 측근들은 줄초상 당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한 전 시장이 최근 충주지역에 정치연구소를 개설하고 재기를 노리는 시점에 그의 측근들을 기용한 것을 놓고 지역정가에선 "이 시장이 한 수 앞선 섬김과 중용의 정치를 펼친다"고 전망했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충주시 한 관계자는 “역대 어느 시장보다도 정치 공무원 줄서는 것을 방지하며 예측 가능한 소신 있는 인사를 단행했다”며 “핵심 일꾼들을 2∼3년 데리고 일하기 위해 일부 내부 불만도 마다않고 배치하다 보니 아직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차기 정기 인사 때는 개인별 능력과 성향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인재등용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