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음성군수 취임 2주년 기념 만찬 후 가진 2차 술자리에서 발생한 간부 공무원 간 폭행사건의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

취중에 쌍방 간 실수로 벌어진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한 간부공무원이 동료 공무원을 일방적으로 마구잡이식 폭행했다고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이 가해자로 매도되고 있는 N면장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 언론에 이를 흘렸다는 것이 공직사회 내부 반응이다.

하지만 음성군은 군수 취임 2주년 기념 만찬 때문에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한 봉합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비선조직에서 올린 보고에 치중하는 바람에 자칫 간부 공무원끼리 패거리 문화가 조장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 평소 거침없는 ‘쓴 소리’가 빌미 제공한 듯

일부 언론에 의해 무자비한 폭행의 가해자로 지목된 N 면장은 평소 조직 내에서 바른말을 거침없이 하는, 소신 있는 일꾼으로 소문나 있다.

특히 그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 금지된 읍·면·이장들의 선거 개입 차단을 촉구하는 공개 발언을 한 게 화근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현 군수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지난 2일 오후 9∼10시쯤 벌어진 이번 사건도 결코 이와 무관치 않다고 주변에선 전했다.

송인헌 부군수를 포함해 7∼8명이 모인 2차 호프집에서 이들은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N씨의 인사 불만 때문에 다툰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공직 입문에 따른 근무연한과 사회적인 나이를 놓고 서로 존댓말을 사용해 줄 것 등 예우 문제로 사소한 시비가 일자 부군수는 슬며시 자리를 떴고 남은 이들은 말다툼 끝에 주먹질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N씨를 제외한 다른 과장(사무관급)들은 현 군수가 승진을 시켜줬기 때문에 의기투합, 한 팀을 이뤘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특히 평소 본청 과장들은 일선 읍·면장을 부하 직원 다루듯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으며 이날도 그대로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서로 술이 취한 상태에서 N씨와 H씨의 몸싸움을 말리는 일부 동료 공무원들의 거친 행동이 화를 자초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들이 N씨의 양팔을 잡고 있는 동안 N씨는 대항할 수가 없어 오히려 맞았다는 주장이다.

이 자리를 모면키 위해 주변에 있던 물건을 휘두른 것이 N씨의 실수였고 다음날 서로 취중에 벌어진 일인 만큼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 일부 공무원의 'N씨 죽이기'… 원남·삼성면민 물론 동문들도 "사표 취하"

H씨는 진단서를 발급 받을 계획도 없었고 본인도 많이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액땜(?)한 셈 치고 다 잊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과잉 충성하는 공무원들이 과장보고하고 언론에 제보하는 바람에 상황은 급변했다.

결과적으로 N 면장만 동료를 폭행한 저질 공무원으로 낙인 찍혔고 일부 사무관 승진 대상자들은 설상가상으로 N씨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결국 도의적 책임을 지고 N씨는 사표를 5일 오전 제출했지만 이 군수는 물론 2차 술자리를 함께 한 송 부군수는 사표 제출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원남면민과 삼성면민은 사직서 철회를 요구하며 N씨의 구명운동에 나섰다.

N 면장은 “취중에 공무원 신분을 망각한 채 실수를 저질러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면민들과 아껴 주시는 분들의 뜻을 저버리지 않도록 거취 문제는 신중히 결정 하겠다”고 말했다.

H 과장도 “서로 술이 취해 실수한 것으로, 잘못을 따지기 전에 동료 공무원들끼리 벌어진 일인 만큼 내부에서 잘 마무리 돼 화합 분위기 속에 다시 일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며 N씨의 사표 제출을 반대했다.

한편, 이번 폭행 사건은 당사자들 간의 고소를 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관계기관의 조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로 문제를 삼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군은 자체 조사를 통해 내부 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