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지난달 26일 치러진 '2012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때 충북의 모 여자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반 아이들에게 정답을 가르쳐줬다는 집단 부정 의혹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해프닝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청주교육지원청이 해당 학교에 장학사를 보내 당사자로 지목된 학생을 면담한 결과 시험이 끝난 뒤 친구에게 보여주려고 ‘난 이렇게 봤다’는, 소위 ‘인증샷’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을 뿐 부정행위는 없었으며 언론 보도처럼 트위터에 커닝했다고 쓴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그런 일이 있었다면 자기들이 먼저 알았을 것이라며 집단 커닝은 사실무근이라고 확신한다.

일단 반 전체가 커닝을 했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선 안도한다. 병든 소 해장국, 공무원 외상 등 안 그래도 지역 이미지가 안 좋게 비춰지는 일들이 툭하면 터지곤 했지 않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제고사에서 3년 연속 전국 1위를 했다며 기념 조형물을 세우고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교사에게 징계까지 내리는 도교육청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요즘은 학생들도 사리분별을 어른 뺨치게 한다. 뭐가 문제인지 정도는 얘기 안 해도 다 안다는 말이다.

일제고사가 그렇게 좋은 수단이라면 왜 전국적으로 이를 비난하는 말들이 끊이질 않고, 이번의 부정 의혹 보도에도 남의 일이 아니라며 자신들의 사례를 드는 이들이 부지기수이겠는가.

일선 현장에선 의도적인 감독 소홀은 물론 공부 잘 하는 학생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아이들을 섞어 자리를 배치, 성적이 좋게 나오도록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학생들을 위한 일제고사가 아니라 교장과 교육감 실적 쌓기 용이라는 말과 함께.

획일적인 문제 풀이를 강제한다고 해서 좋은 인재가 길러질지는 의문이다. 아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런 환경에서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도 우습다.

일제고사를 실시했던 프랑스·영국·일본 등은 일제고사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학생들의 창의성과 협력 학습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폐지하기로 했으며 최근 미국에서도 일제고사 폐지 운동이 일고 있다.

일제고사를 풍자하는 미국의 한 컷 만화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