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전국적으로 시행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때 충북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내 ㄱ 여중 3학년 교실에서 시험문제를 일찍 푼 상위권 학생 1명이 시험지에 답을 커다랗게 쓰고, 나머지 학생들이 이 답을 그대로 OMR 카드에 적었다는 내용이 증거 사진(사진)과 함께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고 밝혔다.

충북지부는 이어 "충북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 이기용 교육감은 도민들과 학생들에게 사죄하고 일제고사와 관련해 강제야간 수업, 보충수업, 모의고사 실시, 문제풀이 등 지침을 위반한 관리자에 대해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또한 시험을 방해하지도 거부하지도 않은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강행한다면 모든 책임은 교육감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집단 부정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도교육청 이명숙 교육국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기초학력 미달자 최소화와 개인별 맞춤학습 등 수준별 수업 진행은 교육자들의 본분이며 책무"라며 "기초학교 능력이 부족해 학교에 가기 싫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이 바로 내 아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국장은 "2만여 교직원 모두는 충북교육의 긍지와 자존으로 학생들의 성취수준에 맞는 맞춤교육을 쉼 없이 전개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교원단체에서 주장하는 시험감독 부실 등이 사실이라면 즉각 감사에 착수해 담당자를 징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이 단체에서 이런 사례와 함께 학교를 밝히지 못한다면 도교육청은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수사의뢰하는 등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도교육청은 앞으로도 교사들의 책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미 일선 학교에선 일제고사 파행 운영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중학교 교사는 "감독 소홀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공부를 잘 하는 아이와 못 하는 아이를 짝지어 앉혀 시험을 보게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획일적이고 교장과 교육감 실적 쌓기에 불과한 일제고사가 학생들을 벼락치기 공부와 부정행위 조장에 내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험에는 도내 275개 초등학교 6학년과 129개 중학교 3학년, 54개 고교 2학년 학생 총 5만2천400여 명이 응시했다.

충북에서는 2010년에도 제천의 모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정답을 알려준 사실이 적발돼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