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데일리
칼럼칼럼
누가 김병일을 죽였을까류경희 편집국장
류경희  |  queenkyunghee@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2.06.28  09:02:5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지역의 정치인 김병일씨가 홍콩에서 허망하게 객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도대체 왜 김씨가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해야 했냐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자살 동기를 짐작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인 유서를 경찰과 가족들이 공개치 않고 있어 의혹은 점점 증폭 중이다.

친이 계열이라서 공천에서 밀렸다고 생각한 새누리당 후보들이 공천에 깊이 관여한 정우택 후보를 ‘물 먹이기’ 위해 벌인 복수혈전이라 알려진 사건이 성추문 인터넷 유포사건이다.

사건이 터졌을 당시 청주 흥덕갑 예비후보였던 새누리당 S모씨와 캠프 관련자 H모. Y모씨가 지사 시절 정후보의 행적을 정리하여 지역의 한 기자에게 넘긴 문건을 홍콩 IP의 인터넷 블로그 '크라임 투 길티(crime2guilty)에 올린 것으로 소문이 돌았었다.

그런데 정 후보 비방한 글이 올려 진 야후 블로그에 최초로 접근한 인물이 김병일씨였다. 김씨는 블로그 글의 추천을 통해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비방글을 바로 연동, 게시했다. 경찰의 페이스북 게시 경위조사에 대해 김씨는 모든 관련성을 부인했다. "해당 블로그를 방문한 사실이 전혀 없다. 내 SNS가 해킹을 당했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었다.

여기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김씨는 자신의 SNS를 해킹 당한 억울한 피해자일까. 그렇다면 성추문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고 자살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런데 왜 그는 도피하듯 홍콩으로 떠나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블로그에 대해 모른다던 김씨의 진술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최근 블로그 개설자의 신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블로그 개설자로 밝혀진 사람은 신우코리아 대표 이왕재씨다. 작년 가을 홍콩에 머물며 블로그를 개설한 이씨는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었다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헛갈리는 인물이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이 최근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 이씨가 문제의 블로그에 8차례나 김 회장을 협박하는 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부탁으로 회사 명의를 대여해 160억 원을 대출받게 해 주고는 이를 약점으로 삼아 김 회장을 협박, 3억8천여만 원을 뜯어낸 것이 밝혀져 구속된 상태다.

공교롭게도 김병일씨와 블로그 개설자 이왕재씨가 홍콩에 머물던 시기가 겹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만일 두 사람이 홍콩에서 만나 이씨 개인 블로그에 접근해 정 의원 관련 글을 페이스북에 연동했다면 저축은행 비리 사건까지 연계의혹이 넓혀진다. 정우택 사건보다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압박감을 느끼며 괴로워했을 수 있다는 추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추측만이 무성한 인재의 죽음

선량한 선비의 풍모를 가진 엘리트였던 그가 4·11 총선에서 친이계로 분류돼 어이없이 낙천한 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설상가상 성추문 유포자로 수사까지 받게 된 억울함과 수치심이 죽음을 선택하게 만든 원인일까. 아니면 추측만이 무성한 거대한 비리와 음모의 희생양이 된 것일까.

혼탁한 정치판에 섞이기엔 너무나 여리고 고운 사람이던 김병일. 혹자는 평탄하게 공직자의 길을 걸었을 그가 MB의 눈에 띄어 서울시 대변인이 된 것이 비극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자살을 실존적 결단의 문제라고 정의한 까뮈는 ‘부조리를 인식한 인간은 자살을 택하거나 반대로 반항과 자유와 열정의 삶을 산다’고 했다. 김병일을 죽음으로까지 몰았던 부조리는 무엇이었을까. 죽음을 택함으로서 그는 자신을 짓누르던 사회적 기대와 의무에서 드디어 깃털처럼 가벼워졌을까.

아까운 인재의 죽음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류경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14번길 66(사창동, 청주스포츠타운)  |  대표전화 : 043)273-2580  |  팩스 : 043)274-258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충북 아 00065  |  등록일자 : 2011.08.24  |  발행ㆍ편집인 : 김태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태순
Copyright 2011 세종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jdail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