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 찬반 주민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청원군민들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한 ‘카드’로 ‘통합시청사와 구청 청원군에 설치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통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양 시·군이 통합될 경우 청원군은 청주시에 예속되고 하향 평준화되며 그에 따라 군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금 같은 ‘묻지 마 흡수 통합’은 곧 청원군의 ‘행복 끝 불행 시작’이 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반면 찬성단체 쪽은 원래 하나였던 양 자치단체 통합은 당연하며 시·군민협의회가 합의한 상생발전안 39개 항목 75개 세부사업을 확실히 이행해 청원군민 삶의 질을 보장하고 통합시를 전국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 쪽 모두 청주·청원의 발전을 위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없지만 주민투표가 코앞에 닥친 지금까지도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는 ‘청원군의 청주시로 예속’ 우려가 불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인근 전주시와 완주군은 지난달 12일 통합시청사 완주군 설치, 농업발전기금 1천억원 확보 등 10개 사항에 합의했다. 논란이 될 소지를 미리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투표용지에 통합시청사 여천시 설치를 명기하고 통합한 여수시도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 게 없다며 주민들과 관청 간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시청사와 신설 구청사를 청원군에 설치한다는 통 큰 결단이 내려져야 이런 우려를 막고 군민들을 투표장으로 향하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통합 반대단체 연합인 청원군지킴이 관계자는 “시·군민협의회가 상생발전안 합의문에 공신력이 없는데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식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과연 누가 지킬 것인가. 지키는 주체가 누구인가”라며 마산·창원·진혜가 지금 저렇게 불협화음을 내는 것도 합의문에 공신력이 없기 때문이다. 청주·청원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공신력을 확보하고 통합시청사 등의 위치를 정한 뒤 차근차근 통합을 추진했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의사항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행안부가 주민투표 발의 요구를 하면 30일 이내에 투표를 해야 하는데 그 전에 이종윤 군수를 만나 지금까지 반대단체가 반대 논리를 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달 초 갑자기 투표를 실시한다고 했다. (우리는) 그래서 투표 거부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찬성단체 연합인 주민참여운동본부 관계자는 “(우리는)통합 결정 후 용역을 발주, 적합한 위치를 결정한다고 한 협의회의 상생발전안을 존중한다. 통합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 그런 부분을 명시하면 제외된 곳과 그렇지 못한 지역과의 갈등, 해당지역 땅 투기 등 갈등이 우려되지 않나”라며 “시장·군수가 서명했고 도지사와 지역구 국회의원도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중인데 그런 부분을 믿지 않으면 어떡하라는 말인가. 믿음을 갖고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청원군지킴이에 소속돼 있는 사람 중 일부는 군민협의회에 몸 담고 있었다. 그들이 협의하고 만든 사항인데 그게 지켜질 수 있냐고 하면 누굴 믿으라는 말인가. 자신들이 왜 그걸 만들었는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