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에도 '제2의 노근리 사건' 있었다
오늘 6·25 전쟁 62주년 내러티브 보고서-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2년이 지났다. 1950년 7월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발생한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사건은 1960년 유족들이 미군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하고 1994년 언론에 보도되며 50년이 지나서야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상이 이뤄졌다고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가 보도했다.

노근리 사건은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는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지만 충북에서도 자행된 또 다른 민간인 학살 사건은 60년 세월이 흘렀어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제2의 노근리 사건으로 불리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의 민간인학살 사건 가해자는 미군과 국군이었다. 피해자들의 평균 연령도 이제 70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부모와 형제를 잃은 주민들은 "못 배워서, 먹고 살기 힘들어서 억울하게 죽은 부모·형제·자매를 위해 위령탑 하나 세워주지 못했다"며 마른 울음을 토해냈다.

지난 1951년 2월 6일부터 7일 사이. 괴산군 청천면 상신리와 사담리, 관평리(상관평·중관평·하관평)에서는 미군의 폭격과 기총소사가 이뤄졌다. 같은 해 2월 27일에는 국군의 방화로 인해 200여 채의 가옥이 소실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하관평 마을 입구에 사는 이상호(76) 씨는 "열 네살 때부터 송장 짐을 졌다"는 말로 당시 충격을 되짚었다. 다음은 이씨의 증언이다.

"여가 육이오를 가장 어렵게 당한 동네여. 120호 정도가 살았을겨. 미군들이 동네에 인민군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마을에 폭격을 했는데 인민군은 새벽에 다 빠져나갔거든. 집이 홀랑 다 타고 한 개 남았는데 집에 있던 사람들이 거진 다 죽었어. 몇 아름이나 됐던 나무도 폭격을 맞아서 쭉 짜개지고 며칠을 탔는지 몰러. 불 덩어리가 속에 들어가서 잘 꺼지질 않더라구."

80대에 접어든 최동길 씨는 관평리 민간인 학살의 가해자가 국군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동네는 국군한테 피해를 입어서 기막힌 동네여. 전쟁이 일어나기 한 해 전에는 국군이 와서 가혹행위를 하고 주민들을 때리더니 전쟁통에는 집을 불태우고 사람을 죽였어. 적군이 그랬다면 모를까 국군이 그래서 더 기가 막히지."

이 사건으로 이상분(74·여) 씨는 어머니를 잃었다. 총에 맞아 밭 한가운데 던져졌던 어머니의 시체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저짝, 저 밭에 울 엄마 시체가 있었어. 기관총에 맞았는데 그걸 우리 사남매가 보고 있었어. 엄마가 돌아가시고 사남매찌리 살았는데 세살 먹은 막내가 병든 것도 모르고 델꼬 다니다가 죽었잖어."

청천면 후영리에서 '여자 공출(종군위안부)'을 피해 열 일곱살에 관평리로 시집왔다는 박연순(85·여) 씨는 보리쌀 한 말을 얻어먹기 위해 사흘동안 일을 나갔던 서러운 기억을 꺼내놓았다.

"불타서 집 잃은 동네 주민들은 다른 동네로 쫓겨가서 곁방살이를 했어. 그 와중에 쌀을 땅에 묻어놓은 사람도 있었는데 인심이 얼마나 야박한지 불에 딴 보리쌀을 한말 꿔주고 가을에 쌀로 갚으라는 거야. 그러면 오십리를 걸어서 쌀 갚으러 괴산에 갔다와야 햐. 지금은 길이 뚫렸지만 그때는 무인지경이었다고. 소로길 밖에 없어서 선유동 돌틈배기로 걸어다녔어. 우리가 그렇게 살어왔다고."

이들은 전쟁 발발 이후에만 피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1950년 2월 15일, 국군은 관평리 주민들의 옷을 벗겨 물속에 집어넣고 가혹행위를 해 상당수가 질병과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국군의 가혹행위로 아버지를 잃은 전석동(72) 씨는 영동 노근리처럼 관평리 민간인 학살이 주목받지 못하는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 아버지도 하도 맞아서 골병들어 돌아가셨어. 얼음물이 꽁꽁 얼었을 때인데 마을 사람들을 홀랑 벗겨 잡아넣고는 서로 물을 퍼부으라고 하고 마구 때렸어. 골병이 안들었으면 홧병으로 죽었을 거여."

전 씨는 "국군이 순 악질이었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영동 노근리처럼 민간인이 학살됐는데 어째서 관평리에는 위령탑 하나 세워주지 않는 거냐"고도 따져물었다.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있던 이상호 씨가 전 씨를 거들고 나섰다. "난리통에 살기는 해야 겠고, 목숨부지 하느라고 시간 다 보냈어. 우리동네에는 똑똑한 사람도 없어서 영동 노근리처럼 국가에 호소도 못하고 여태까지 원통하게 살아온겨."

1951년 2월 7일 미군 1개 편대(4대의 비행기)의 폭격과 기총소사, 1951년 2월 27일 일명 880부대의 가옥 방화 그리고 1950년 2월 15일 국군들의 가혹행위까지. 이 사건으로 관평리 주민 박춘화, 김홍범, 강대례, 박성봉의 형수, 박희연, 최춘락 등이 사망하고 김승범의 어머니는 두 다리를 절단해야 했지만 60년 세월이 흘렀어도 한맺힌 주민들의 절규는 사그라질 줄 모르고 있다.

당원명부 수혜자 지목 충북지역 정치인 발끈
정우택·박덕흠·이승훈·김준환·변재일 의원 등
문자업체 이용 인정 불구 명부확보 무관 주장

새누리당이 당원명부 유출 사건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새누리당 당직자로부터 220만 당원명부를 건네받은 문자발송 업체가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 후보 30여명의 문자 발송과 전화홍보 업무 등을 대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부 언론을 통해 유출된 당원명부의 '수혜자'로 지목된 충북지역 정치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고 충청타임즈 천영준기자가 보도했다. 이 업체를 이용한 것은 사실이나 당원명부 확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주장이다.

민주통합당과 일부 언론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 당원명부를 입수한 문자발송 업체 A사를 4·11 총선 기간에 이용한 충북지역 인사로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청주 상당)과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 이승훈 청원군당협위원장, 김준환 청주 흥덕을당협위원장 등을 지목했다.

A사에 문자 발송을 의뢰한 총선 낙선·당선자 명단에는 민주통합당 변재일 의원(청원)도 포함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비용지출 현황을 보면 이들이 A사에 문자 발송비를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이익을 봤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 등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불쾌해했다. 정 최고위원과 이 위원장 등은 경선을 거치지 않고 전략공천을 받아 본선에 진출한 만큼 당원명부가 필요 없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또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이 되거나 공천장을 받으면 당원명단을 얼마든지 열람할 수 있다. 업자에게 돈을 주고 명단을 살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여섯 군데 문자발송 업체가 접촉해 왔는데 A사가 가장 싼값을 불러 그 업체와 계약한 건 사실"이라며 "한꺼번에 10만명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문자를 발송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원명단은 필요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창회 명단, 교회신도 명단 등 광범위한 자료를 캠프가 이미 확보하고 있어 '몇 명 되지도 않는' 당원명부가 필요할 이유가 있었겠느냐"며 "당시 후보자(정 최고위원)가 전략공천을 받았기 때문에 문자발송은 법정선거운동기간(13일)에만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 측도 경선을 하지 않고 본선에 직행했는데 당원명부가 왜 필요하냐는 입장이다. A업체에 문자 발송을 의뢰한 사실 자체만으로 선거부정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허무맹랑한 음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 위원장도 "(경선 당시) 중앙당이 나는 물론이고 상대 후보자에게도 선거인단 명부를 제공했기 때문에 당원명부를 확보함으로써 공천장을 받는데 도움을 얻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사무원들을 상대로 당원명부를 받았는지 여부를 자체 조사하고 있다"면서 "중앙당에서 방침 등이 내려오면 소명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 소각로’ 반발 주부들로 확산
1만여명 회원 인터넷 카페 ‘오창맘’ 내일 항의 집회

속보=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소각로’설치 사업 재 추진 관련, 이번엔 주부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들고 일어섰다(18·19·20·21일자 1면)고 충청매일 최영덕기자가 보도했다.

제이에이치개발(이하 JH개발)이 아이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매립장 증설과 지정폐기물 매립장, 소각로, 열병합발전시설, 음식물처리사업 시설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창지역 1만여 주부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들은 오창지역 도로 곳곳에 수십여개의 소각장 설립 등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건 뒤 24일 긴급 모임을 갖고 26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등 집단 행동에 들어간다.

오창지역 아이들을 가진 주부들의 모임인 ‘오창 맘(Mom) 모여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Cafe) 모임인 ‘오창 맘 모여라’는 오창지역 주부 1만7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이들은 지역 현안 문제 및 발전을 위해서도 활동하고 있다. 오창 인구가 현재 4만여명임을 감안할 때 지역 대부분의 주민이 카페에 가입,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창과학산업단지 폐기물처리(소각로) 관련 주민대책위원회(이하 주민대책위)’와 함께 사업 저지를 위한 집단 행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오창 맘 모여라’카페 운영 위원인 이지현씨는 “소각로 뿐 아니라 현재 폐기물 매립 시설이 들어와 있다는 것도 제대로 몰랐다. 폐기물 매립시설과 지정폐기물, 매립장 확장 등 주부들은 자세히 몰랐으나 이번에 언론을 통해 모든 사업에 대해 알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오창지역에 아이를 데리고 살 수가 없다.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주민 모두 힘을 합쳐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시설이 다 들어서고 나면 주민지원금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지적하고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청원군과 국회의원, 군 의원 등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만여 회원 및 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 매립장 설치사업 반대에 나설 것”이라며 “26일과 다음달 1일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모든 역량을 모아 사업 백지화를 위한 단체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선 ‘오창산단 소각장 및 매립장 추진 결사반대’,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20여곳에 내걸고, JH개발의 매립장 설치 사업 반대를 주민에게 알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카페 회원 및 주민들에게 매립장 증설 및 소각로 설치 반대 서명을 받고 있는 등 반응이 뜨겁다. 현재 300여명의 회원이 서명에 동참했으며, 대부분의 주민들이 시위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폐기물 매립장 관련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주민대책위와 26일 청원군청 앞에서 소각로 및 지정폐기물 등 JH개발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청원군 및 JH개발에 매립장 증설과 지정폐기물 매립, 소각로, 열병합발전시설, 음식물처리사업 등 모든 사업 추진 반대를 주장할 예정이다.

이들은 다음달 1일(일요일) 오창프라자 앞 광장에서 주민 1천여명 이상이 모인 가운데 소각로 설치 등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도 벌일 계획이다.

오창지역 주민들이 대규모 집회 등 단체행동에 돌입하면서 청원군과 지역 의원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음성군' 420억원 빚보증' 서나
생극산업단지 시행사 대출 보증 추진중
사업비의 93%…직접 추진" 목소리도
26일 군의회 간담회서 동의땐 최종결정

음성군이 생극산업단지 조성 사업 시행사인 생극산업단지 주식회사의 420억원에 달하는 빚보증을 서는 것을 추진 중이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고 충북일보 남기중기자가 보도했다. 이 금액은 자부담 사업비의 93%에 달하는 금액으로 사업비 대부분을 음성군이 빚보증을 서 주는 것이여서 이럴바에는 음성군이 공영개발로 사업을 직접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다우개발과 신세계토건이 설립한 생극산업단지(주)(대표이사 오준성)는 음성군 생극면 신양리 일대 47만9천882㎡에 사업비 580억원을 들여 2015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추진중이다.

생극면은 지역내 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2010년 1월 지역 사회단체 대표들과 해당 지역 이장들이 참여한 산업단지추진위원회(위원장 윤홍필)를 구성해 생극산업단지를 돕고 있다. 이 추진위는 지역 업체인 대덕종합건설을 시행사에 포함시켜 현재 생극산업단지(주)는 3개사로 구성돼 있다.

생극산업단지(주)는 2010년 8월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완료하고, 같은해 10월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으로부터 일괄 입주의향서를 접수 받았다.

또, 음성군은 충북도에 산업단지 지구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신청을 한 상태이며, 현재는 충북도가 자금조달계획서를 시행사에 요구한 상태이다.

그런데 정작 이 시행사는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토지보상비와 공사비 등에 소요되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극산업단지(주)는 자금조달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에 PF자금을 요청했지만 사업비 자부담 451억원 중 6.8%에 해당하는 31억원만이 대출해 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2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생극산업단지(주)는 결국, 음성군에 420억원에 대한 빚보증을 서 줄것을 요구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음성군이 보증을 설 경우엔 대출을 해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군이 빚보증을 서게 되면 한국투자증권은 산업단지 조성 완료 후 3년 이내에는 자금을 회수하지 않겠지만 그 이후까지 분양이 안될 경우엔 음성군이 전적으로 420억원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이에 대해 실과장들이 참석한 몇번의 군정조정위원회를 연 가운데 합의돼 이 안건이 음성군의회 간담회에 제출됐다.

지난 22일 열린 군의회 간담회에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26일 열리는 의회에 노인 목욕비 지원조례 등과 함께 생극산업단지 책임분양 동의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날 열리는 의회에서 의원들의 동의를 얻게 되면 생극산업단지(주)에 420억원의 빚보증을 음성군이 서게 되는 것이여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