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공무원 사절”…억대 외상에 자살기도'라는 기사가 모 통신사에 30일 오전 사진과 함께 보도되자 충북도청에는 하루 종일 "청주판 도가니 식당사건", "도청 공무원 거지근성 버려라"는 등 항의 전화와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제보한 식당 주인 이모씨는 1998년 영업 당시 40대 초반으로 젊고 사업 수완이 남달라 도청 직원들이 이 씨의 식당을 자기 집처럼 편하게 이용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식당 주인이 진천 출신이어서 진천 출신 공무원들이 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간부가 가족회식을 자주 해 1천만원(추정) 외상을 졌다"고 지목하는 사람은 퇴직한 국장급 H씨며 진천에서 퍼블릭 골프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감사과는 해당 식당 주인을 만나 진상 파악을 했으나 10년 전에 벌어진 외상값 문제라 공소시효도 없을 뿐만 아니라 거론 되는 대상이 대부분 퇴직자들이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충북도 모 계장은 "일부 선배 공무원들의 잘못으로 후배들이 욕을 먹고 있다"며 " 소방공무원을 포함해 3천여 도청 직원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 정도"라고 억울해 했다

충북도 감사과는 이날 도청 주변 식당을 대상으로 외상장부 거래현황을 조사하는 등 외상행위에 피해를 당하는 음식점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충북도청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에선 충북도와 직원들을 비난하는 네티즌의 글이 쇄도했다. "공짜 밥 먹고 도민들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일들 하시는 공무원 여러분, 도청 앞 식당들을 봉으로 아는 공무원 여러분, 욕 외상값 안받아도 되니 욕이나 실컷 드시라" 등 비난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국민참여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몰염치한 공무원들을 규탄하며 충북도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청주판 도가니 식당 사건이나 다름없다"며 "철저한 조사와 법적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북도공무원 노조 간부는 "감사실에서 진상을 파악 중인 만큼 사태를 지켜본 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30일자 N통신사 보도내용 요약.

청주시 문화동 주변에서 M 음식점을 경영했던 이모씨(53·여)는 일부 충북도청 공무원들의 '거지근성'에 시달리다 한 때 죽음까지 생각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1998년 개업 후 3년동안 영업 할 때 실과별로 수백만원씩 외상값이 불어났지만, 결제되는 금액은 매월 20만∼30만원에 불과했다. 20만원대에 이르는 가족회식을 해놓고도 실과 외상장부에 직원회식을 한 것처럼 써놓는 고위간부도 있었다.3000∼4000원짜리 밥 한끼를 먹고 외상을 다는 직원들도 부지기수였다.

이 씨는 "한 간부는 가족회식을 자주해 천만원(추정)에 달하는 외상을 졌다. 개점 이듬해 외상 규모가 1억원대에 이르자 이 씨는 도청을 찾아가 결제해달라는 하소연을 몇 차례 했다. 하지만 몇몇 실과 서무담당자들은 "부서 공통경비로 해결할 금액을 이미 넘었다

이씨는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잘 정도로 심신이 피폐해졌고, 자살을 기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2001년에 가게 문을 닫았다. 가게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인들의 빚 독촉이 시작됐고, 이 씨는 하릴없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와 전답을 팔아 빚 2억원을 청산했다.
 
그 후 수년 동안 칩거하다 얼마전 도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시내에서 조그만 식당을 연 이 씨는 출입구에 '도청직원 절대사절, 안받습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안내문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