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은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우습고 거슬려 차마 볼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꼴불견 사례는 사람 사는 곳이면 예나 지금이나 만화방창(萬化方暢) 격으로 존재한다. 개인주의 성향과 자기목적 추구에 함몰된 사람일수록 사회상규에 벗어나는 꼴불견 작태를 시도 때도 없이 연출한다. 그 중에서도 정치권의 꼴불견 작태는 일취월장(日就月將)하고 있다.

요즘 물의를 빚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발언이나, 새누리당 모 수석전문위원의 당원명부 매각행위는 황당한 꼴불견이다. 얼마 전 ‘이등병’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생도 분열 참관과 무장경찰 경호하의 보훈처 관할 골프장 사용은 꼴불견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나라 밖에서의 꼴불견 행동은 우리나라와 국민들을 도매금으로 망신시킨다.

눈을 돌려 우리 지역을 보면, 최근 충북지역에서도 몇몇 대표적 꼴불견 행태가 독버섯처럼 온존(溫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 첫 번째 꼴불견은 ‘양다리 걸치기’다. 이 지역에서 가히 ‘처세의 달인’으로 평가되고 있는 일부 지도급 인사들이 한 발은 ‘박근혜 새누리당’에, 다른 한 발은 충북의 민주당 쪽에 걸치면서 실리를 취하고 있다는 세평이다. 그런 평가를 장본인들은 잘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얼굴에 철판을 깔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충북의 두 번째 꼴불견은 본인의 과오로 혹독한 비판을 받은 일부 인사들이 여전히 사회지도자적 언행을 하고 있는 현상이다. 대중의 망각 증세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계속 자숙하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활개치고 다니는 행태에 많은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차고 있다. 이런 인물들은 ‘사회적 정치적 생존능력’이 참으로 질기다.

세 번째 꼴불견은 청주상공회의소 내분이다. 신임 오흥배 청주상공회의소장이 한명수 전 사무처장을 면직처리한데서 본격적으로 불붙었던 청주상의 분란은 급기야 전 이태호 회장과 현 오홍배 회장 간의 파워게임 양상을 보임으로써 충북 상공업계는 물론 관가로부터 꼴불견 소리를 듣고 있다. 그런데 정계관측자들은 오흥배 회장의 뒷면에서는 이시종 지사의 기운이, 전 이태호 회장의 뒷면에서는 정우택 새누리당 국회의원(청주 상당구)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개진하고 있다. 오흥배 회장은 뒤늦게 조직의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갈등의 앙금이 일소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네 번째 꼴불견은 자충수(自充手)라고 볼 수밖에 없는 충북도 의회의 도정질문 횟수 연간 3회 제한 훈령(60호)이다. 김형근 의장 등 민주당 소속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충북도의회가 세를 빌어 제정했던 이 훈령은 도의회의 원활한 운영 등을 그 근거로 내 세우고 있고, 일면의 타당성이 없지 않았지만, 궁극적으로는 껄끄러운 비민주당 의원의 질문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 이시종 도정을 옹호하자는데 근본 목적이 있다는 점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새누리당 김양희 의원의 반대시위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의회는 지난 14일 보도 자료를 통해 훈령60호 불철회 방침을 재천명, 논란은 계속될 것 같다.
 
정치 판세는 언제나 가변적이다

김형근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충북도 의원들은 이 시점에서 분명히 알아야 한다. 정치색이 뚜렷한 영·호남 외의 지역에서와 같이 충북정치권과 충북도의회의 정당세력분포도 항상 가변적이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민주당의원이 다수의석으로 충북도의회를 주도하고 있지만, 차기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소수당 의원으로 전락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만일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도의원 1인당 도정질의 연간 3회 제한 규정이 자신들의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당 충북도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의 도정운영 행태와 의원 개인의 행위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12.19 대통령 선거에 암암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난 충북의 총선에서 민주당 의석수가 줄어들고 새누리당이 그 세를 확대한데에는 후보 개인적 역량과 정당 바람의 탓이 주된 원인이라 하겠지만 충북도의회 등 민주당 지방의원들의 평소 행태에 실망하여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았다는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방의원들의 행보에 실망, 민주당 대선후보를 외면하겠다는 여론이 확산된다면 충북의 민주당 지방의원들은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