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발 제주행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으로 두 차례나 회항하는 소동이 벌어지면서 승객 목숨을 담보로 비행실험을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8일 청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8분 승객 140여 명을 태우고 청주를 떠나 제주로 가던 이스타항공 701편 여객기가 이륙 30분 만에 긴급 회항했다.

비행 도중 조종실 쪽에서 이상 소음이 발생하자 기장이 운항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기수를 돌린 것이다.

한 시간 동안 기체를 점검했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항공사 측은 승객들을 안심시킨 뒤 오전 9시 38분 기체를 다시 띄웠다.

그러나 30분 만에 같은 이상이 발생한다며 기장이 재차 회항을 결정, 출발한지 50여 분 만인 오전 10시 20분께 또 다시 청주공항으로 돌아왔다.

대한항공 정비팀과 다시 한 번 기체결함 여부를 조사한 이스타항공은 이상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이 여객기는 처음 출발시간에서 5시간 20여분이 지난 오후 1시 30분에야 승객 81명을 태우고 청주공항을 출발, 50여 분 만인 오후 2시 20분께 제주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불안을 느낀 승객 66명은 다른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환불 후 귀가했다.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기체 이상 원인도 파악하지 않은 채 비행기를 다시 띄우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승객은 "여객기가 기차나 버스도 아니고, 중간에 문제가 생겼다 해서 내릴 수도 없는데 두 번이나 공항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어디 있나“라며 ”승객 목숨을 담보로 비행 실험이라도 하겠다는 건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여객기가 두 번이나 회항하기는 1997년 청주공항 개항 이래 처음이고 항공업계 전체에서도 매우 드문 일로 알려졌다.

통상 항공사들은 여객기 상시정비체제를 갖추고 기체 이상이 발생하면 원인이 확인될 때까지 운항을 미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첫 회항 직후 정비사가 긴급 점검을 벌인 뒤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 여객기를 이륙시켰다“며 ”승객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 정비팀의 긴급 점검으로 문제점을 모두 해결, 현재는 정상적으로 운항 중”이라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