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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安保) 몇 순위인가?오병익 경산초등학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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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7  17: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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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를 두고 정치권이 뜨겁다. 이러다간 어떤 벼랑 끝을 만날지 무섭다. 군복차림의 수만명 소년단원이 충성 맹세를 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북한관련 뉴스가 나왔다. ‘아니, 저럴 수가’ 섬찟해서 더 이상 시청할 수 없었다. ‘내 또래 친구들 언제 군복입고 훈련 연습했을까?  우린 운동장에서 공차고 있을 때 너희는 군인이 됐구나’ 우리학교 3학년 짜리 글에 마음 짠하다. 목숨의 방아쇠를 당기며 이름 한 번 제대로 불리지 못한채 조국이라는 둥지를 지키려 생의 무릎을 꿇은 애국혼 마저 빛 바래질까 두렵다.

언제부터인가 6월의 영상이 우리 곁에서 시나브로 잊혀진 채, 역사 속에 묻히는 느낌이지만 딱히 대체된 것도 없다. 경의선과 동해선이 연결로 휴전선을 넘나드는 기차소리를 냈고 금강산 육로관광이 열려 비무장 지대의 녹슨 철모 속에서 한해살이 풀까지 훈장으로 승화하는 감개도 잠깐, 요즘 들어 부쩍 북한의 '핵' 불씨에 마냥 벙어리가 된다. 이데올로기 문제 극복을 위해 남과 북이 이번엔 정치나 경제논리를 비껴, 순수 통일 희망만 모아 새로운 물꼬를 텄으면 좋으련만 아직도 흉흉한 갖가지 비명만 둘둘 감고 있다. 요즘 안보 걱정이 크다. 국방에 대한 자주권 조차 소홀한 사람들한테 말려 상황은 훨씬 심각하니 말이다.

잊고 사는 아픔들

신혼 두 달 만에 전장으로 나갔던 남편을 ‘꼭 살아서 돌아올 것’이란 믿음하나로 여든 세월 수절한 동네 할머니. 아랫목 쪽 벽에 걸어놓은 청년 남편의 광목조끼 한 벌을 지켜온 망부일기가 숙연한 6월로 선다.
 
25년 전, 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방송국을 들어설 때마다 건물 정면 '만남의 광장'에 빽빽하게 나붙은 애끓는 절규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글씨가 바래면 그냥 지나칠까봐 한주일이 멀다하고 새로 써 붙인 것도 있고 아예 몇 달을 거르지 않고 꼬박 광장을 지키는 할아버지 모습도 보았다. 행여 실오라기보다 못한 기약 뒤엔 꼭 만나서 얼싸 안아야할 한이 여러 겹 서렸을 게다.  '할아버지 오늘도 나오셨군요.' 하얀 고무신 바닥이 날름날름해져 금시라도 창이 날 것 같은데. 맨발이면 어떻고 비가 억수로 퍼부은들 관계하랴. 생이별한 자식들만 만날 수 있다면.

줄곧 밤샘으로 텔레비전을 지킨 ‘이산가족 찾기’ 생중계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눈물겨운 실화였다. 만난 사람은 웃다 울다를 반복하며 까무러치는, 그래서 집집마다 온통 눈물 쏟느라 하얀 밤을 박동치게 했던 동족의 프리즘.  ‘피난 길에 잡았던 손을 잠시 놓은 것이’라는 통한의 외침과 함께 찌든 고아원 생활에 엄마를 원망하다가 아예 기억까지 잊어버린 모녀 상봉은 정말 영화 같은 현실이었다. 어쩜 영원한 이별이 될지 모를 아직도 만나지 못한 피붙이들의 읊조림 앞엔 더 이상 무슨 말로 위로하랴.

언제부터인가 감각마저 무딘 애국을 반성한다. 힘든 일에 처했을 때 별처럼 빛나는 사람이 있다. 참으로 의지가 강하고 주위를 잘 챙겨온 사람일수록 고비를 슬기롭게 넘긴다. 남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되돌아 볼 줄 아는 너르러움이야 말로 지혜로운 사람으로 평가 받는다. 유가족, 군 당국과 국민 모두에 이르기 까지. 누가 누구 탓을 하기 전에, 스스로를 짚어 조국 안보가 결코 위협 당하지 않도록 재무장의 끈을 졸라매야겠다. ‘하늘만큼 땅만큼’사랑의 크기와 폭으로 영웅들 이름 석자는 조국의 무량한 은혜로 남을 것이다. ‘우리 아이가 아직 바닷 속에 있어요?’라며 믿기지 않는 현실은 차라리 당신과 자식을 바꾸자는 통곡되어 억장을 무너뜨린다. 아무리 나이 들어도 부모에겐 언제나 아이로 사는 이 세상의 모든 자식들에게 준 메시지여서 더 뜨거워 가슴 뛴다. 너무 잊고 살은 게 많아 미안한 날들이다. 안보는 몇 순위인지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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