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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순리(順理)가 있는데도채희인 진천덕산중학교 교장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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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07  16: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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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는 작은 모기를 보고서 칼을 뽑아 든다는 견문발검(見蚊拔劍)이란 말이 있듯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경중(輕重)의 일에 있어서 어찌보면 하챦은 일에 크게 과잉 반응을 보이며 너무나 당연한 순리(順理)가 있는데도 일을 쉽게 해결하기 위하여 떼로써 세(勢)를 과시하는 집단적 행동이 만연되어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처음 교원평가가 실시될 때,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비밀리에 연대하여 ‘생활지도’를 담당하였던 선생님들에게 평가를 절하(切下)하여 평가 본연의 목적을 무색케 하였던 일이 있었고, 그로인하여 교원평가가 이제는 정착되어가는 단계인 지금까지도 많은 선생님들이 생활지도 업무를 기피하려고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사서(四書) 중 맹자(孟子)에, 천하에는 보편적으로 존경되는 것이 3가지가 있는데, 작위가 그 하나이고, 연령이 그 하나이고, 덕망이 그 하나이다. 존경 받기로는 조정에서는 작위만한 것이 없고, 향리에서는 연령만한 것이 없고, 세상을 돕고 백성들의 어른 노릇하는 데는 덕망만한 것이 없다(天下有達尊三 爵一齒一德一 朝廷莫如爵, 鄕黨莫如齒 輔世長民 莫如德)라고 하였습니다.

만약에 직장에서 직위의 체계가 무너지고, 마을에서 어른과 아이 사이의 질서인 장유유서(長幼有序)가,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이해타산에만 얽매여 덕망이 사라지고 법으로만 세상을 다스린다면 사회는 삭막해지고 인륜의 도리를 망각한 짐승에 가까운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지요 옳고 그름을 세(勢)로써 주관한다면 일을 그르칠 확률이 다분히 있음에, 옛 선인들은 이야기하기를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 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여러 사람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가꾸는 데는 역시 작은 것일지라도 기본에 충실하고 질서를 지키는 일이 우선되어야 된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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