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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세 가정정종병 삼육대학교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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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07  16: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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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에 큰방에 한 가정이 이사왔다. 4년 전 우리 집을 건축할 때에 기초공사 한 토목·측량회사의 소장이다. 아들이 몸에 아토피가 너무 심해 청주에 좋은 집이 있지만 맑은 공기와 자연환경이 좋은 시골에 생활하기 위해 간단한 살림만 가지고 왔다. 형제인데 초등학교 3·5학년이다. 학교도 낭성초등으로 전학했다.

2개월 전에는 부부가 손님방에 기거하고 계신다. 남편은 집 가까이에서 토종닭을 사육하시고, 아내는 청주에서 수학교습소를 경영하고 계신다. 거의 저녁 늦은 시간 귀가하셔서 주무시고 아침밥을 드시고는 각각 사업장으로 가신다. 그래서 한 지붕에 세 가정이 되었다.

오랜만에 사람 사는 집 같다. 4년 동안 아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용한 큰방을 완전히 비워주게 되었다.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도, 가훈 액자도 내려놓았다. 하나하나 아내의 채취가 사라지고 있는 형편이 된다. 아주 자연스럽게 남을 위해 배려하는 일이기에 내 마음에 있는 아내의 그림자가 조금씩 걷어나가게 된다. 서운함과 아름다움으로 씻겨 나가는 양면이 나에게 있다.

함께 오래 있지는 않겠지만 홀로 있다가 한 가정의 이주로 가정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게 된다. 또 전에 하던 것처럼 집에서 내 마음대로 자유 분망한 생활에서 이제 제한은 받겠지만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 것 같은 보람이 앞선다.

주방에서 요리도 같이 사용해야 한다. 냉장고도 칸으로 구분해서 내어놓고, 세탁기도 같이 쓰고 이것저것 최대한 현재 있는 살림을 다 사용할 것을 이야기했다. 두 가정이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쁨이 될 것 같다.

돌이켜보니 아내가 이곳저곳 병원 다닐 때 대형 냉장고 하나로 한 병실에 여러 환자의 보호자가 같이 사용한 기억이 났다. 이것에 비하면 우리 두 가정이 같이 사용하는 것은 얼마나 넉넉한지 알 수 없다. 더불어 사는 지혜도 배우고 혼자 사용할 때는 얼마나 넉넉하게 사치롭게 사용한지도 알게 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얼마나 한 지붕에 세 가정이 계속될지 모르지만 함께 있는 동안 사람 냄새 나는 그런 집이 되어 가고 있다.
 
초등학교 사내아이 둘, 아빠, 엄마 이렇게 오붓이 생활하는 것을 직접 볼 때 나도 그런 아이 둘 키우면서 부부가 함께 기거할 때가 있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형제가 나란히 앉아서 대화하는 모습이 너무 정겹고 아름답다. 연신 아이들에게 밥 챙겨주고 하나하나 정성껏 아이들에게 응대하며 붙어서 돌보아주는 엄마의 모습을 볼 때 이곳이 바로 천국 이라 생각되었다. 아이 엄마는 항상 늦은 시간 서둘러 먹고 직장으로 향하곤 하였다. 이렇게 유년시절 아이들을 키우고 보살필 때가 어느 시기보다 가정에 행복이 깃드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지나간 것은 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까?  벌써 추억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나이가 되었는가? 호정골의 밤은 깊어가고 求愛의 개구리 울음소리처럼 한 지붕 세 자정 모두가 행복한 소리가 늘 가득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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