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공회의소가 오흥배(62) 회장이 지난 1일 직원회의를 통해 현 한명수 사무처장을 직권으로 해임했다고 발표하자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이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오 회장은 "외부에 내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취임 3개월 만에 사무처장을 면직시켰다. 이에 따라 청주상의 노조는 회장과 집행부의 책임을 추궁하고 나서는 등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 회장은 지난 2월 임시의원총회에서 출석의원 만장일치로 21대 청주상의 회장에 추대됐다.

오 회장은 취임 후 언론 인터뷰 등에 응하지 않는 등 외부 노출을 극도로 기피, 지역 경제계의 수장(首長) 격에 맞지 않는 처신이라는 비판의 소리를 들어왔다.

오 회장이 직원들 '군기잡기'에 나서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앞서 한 사무처장은 급여, 출장비 등 직원들이 민감한 근무조건을 거론하자 이를 직언하는 등 '총대'를 맸다.

그러나 오 회장은 "그동안 내려온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직원들을 거세게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공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의를 사기업화 하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다.

한 사무처장 후임으로는 박영기 사업부장에게 권한대행을 맡겼다.

이에 노조는 오 회장에게 △대신정기화물 직원의 상의 내부회의 참석 불허 △회계자료 외부유출 자제 △전산망으로 업무보고 대신 직접 결재 요구 등 사무실 운영에 대해 4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노조는 답변을 거부할 경우 오 회장 불신임에 나서겠다는 태세다.

청주상의 노조 관계자는 "취임 3개월 동안 직원들을 불신하고 결재를 하지 않았다"며 "산적한 경제현안에 신경 써야 할 지역경제계 수장이 '상의 업무를 배우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