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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체전, 자존심 회복에 으쓱했다오병익 청주경산초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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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03  16: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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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들이 땅속에서 싹을 밀어 올리는 소리 /“영차 영차” 힘들어 빨개진 얼굴 /환한 꽃 되어 핀다고 했지. /그래 운동회 날, 편 모으는 소리도 /“영차 영차”로 한 거야 /눈감고 있어도 꽃 대궁 키우는 노래 “영차 영차” /힘들어 엎지른 초록물감 /햇살 받은 하늘 그린다 했지

한 뼘 뒷축들고 뽐낸 소리, 땀으로 범벅된 채 설렘을 키운다. /필자의 동시 ‘영차영차’ 일부다. 출발부터 시끌시끌하던 주 5일 수업제의 전면 시행 첫 해인 지난 달 26일부터 나흘동안 경기도 고양 일원에서 펼쳐진 초중학교 스포츠·문화축제인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결과 풍성한 메달과 기록으로 연속3위 위업을 달성한 충북교육 저력을 환영한다. 그동안 꿈나무선수 조기발굴, 전략종목 집중 투자와 똑부러진 단계적 훈련, 스포츠 리그 등 빼어난 지략의 시너지를 믿었지만 경기란 꼭 해봐야 승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섣부른 장담은 늘 금물이었다.

지난해 소년체전 마지막 날, 석교초 야구 결승전 내내 환호와 졸임을 반복하다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선수 응원단 모두 말문조차 흐린채 울음으로 축포하던 배턴이 이번엔 먼 과제로만 생각해온 수영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여러 개 따내 몇 년을 두고 벼른 자존심 회복에 으쓱했다. 소녀궁사 용암초 김어진이 보여준 노란과녁의 신들린 드라마 역시 인기 폭발이었다. 역도, 육상, 평행봉까지 다관왕 기록이다. 특히 씨름, 유도, 태권도, 사격 등 다양해진 충북 메달 분화구야 말로 학교체육 수준을 대변한 위대한 승리다.

인과 응보

세상에 그냥 얻어지는 건 없다. 인과응보가 인간사다. 젊은이 몇이서 어르신과 고향을 지키는 한적한 시골 분교장에도 “하나 둘, 셋넷” 선생님 구령에 맞춘 아이들 후렴 소리가 담장을 넘는다. 뽀얀 먼지가 하늘 오른 운동장은 쉴 새 없었다. 일상적으로 보아온 사람들이야 그러려니 했겠지만 단합 소리 따라 ‘심은 대로 자라고 뿌린대로 거둔다’는 보편적 진리를 메달로 말해주고 있다.

소년체전행 버스에 오르던 날, 우리 학교 수영부 대표 선수 3명에게 부탁했다. '너무 겁먹지마. 최선을 다하는 열정이 가장 아름다운 거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클수록 더 강해져서 기록은 다시 쓰는 거니까‘라고. 참으로 작은 단위인 몇 십분의 일초 갱신을 위한 다부진 앙증 ‘아자 아자 아자!’를 외치며 세차게 물살을 가르는 움직임에서 메달보다 더한 뭉클함이 스쳤다. 생각해 보면 전국대회의 입상이야 말로 얼마나 힘겨운 땀의 농축인가? 더군다나 도세에 비춘 충북 상위권 진입은 어떤 표현으로도 모자라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찌의 움직임으로 물밑을 읽어내는 낚시꾼처럼, 표정 하나로 선수 개개인의 작은 일렁임까지를 채워준 굴렁쇠 같은 교육의 힘은 이렇듯 대단하다. 지금은 아주 여린 꿈과 소망 속에 도란거리지만 이 아이들이 움쭉 큰 날, 나도 어쩜 인어들이 물방울을 튀기는 수영장에서 제자와 나란히 텔레비전 화면의 주인공으로 인터뷰하게 될 거라는 벅찬 기대와 함께 쌍무지개 뜨는 소년체전 일기장을 넘긴다.

객지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배가 물었다. 교육이 뭐냐고? 엉급결에 '끊임없이 쓸고 닦는 일'로 대답했다. 한 가지를 더 질문했다. 충북교육의 비결은 뭐냐고? 나는 긴 설명 없이 그 자리에서 '교육을 생각한다면 충북으로 오라'며 소리를 키웠다. 무상 급식,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창의 인성과 효의 생활화, 다행복한 학교문화, 공직윤리 및 청렴도에 이르기까지 충북교육청과 학교현장의 아름다운 화음을 늘여가며 으스댈 수 있었다. 거기다 소년체전의 쾌거까지. 사실, 교육을 한마디로 묶기란 교육하기 보다 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건 성공 프로젝트가 바로 충북교육에 있다는 자부심이다. 유도에서 기본인 낙법(落法)처럼 넘어지며 떨어지는 실수부터 차곡차곡 채워야할 지혜와 기다림의 여유가 이번 전국소년체육대회의 소중한 교훈으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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