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 분위기가 표면적으로는 고조되고 있지만 양 시·군 홍보 예산이 지난 민선 4기 때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등 겉으로 소리만 요란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3차 시도 때 약속됐던 수백억원 대의 행정안전부 메리트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체장 주도 하에 일방적 찬성으로 여론을 몰고 간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누구를 위한 통합이냐는 비난까지 들리는 실정이다.

민선 4기 당시 청주시는 2009년 3차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주민홍보용 통합홍보물 제작, 농촌사랑운동 홍보책자와 플래카드 제작, 주민여론조사, 방송·신문 광고, 전광판 광고 등에 예산 9억9천500여만원을 사용했다. 여기에 민간단체 주관 지역협력사업 지원에 3억여원 등 청주·청원 공동발전 기반조성에 13억4천여만원을 들였다.

그에 반해 현재 4차 통합 과정에서 시가 통합 업무에 들인 예산은 시민협의회 활동 지원비 6천만원이 전부이다. 시민협의회가 지난 2월 9일 출범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수치상으로 상당히 뒤진다.

민선 4기 당시 통합을 반대했던 청원군은 지역갈등 해소를 위한 홍보물 제작·주민설명회·간담회, 통합반대 TV 광고, 마을순환버스 벽면 홍보물 제작 등에 모두 4억3천600여만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통합 찬성으로 돌아선 지금은 청주시와 마찬가지로 청원군민협의회 활동 지원 예산 2억원 가량이 전부이다.

양 지자체 통합이 민선 4기에는 정부 주도로, 민선 5기인 지금은 민간에 이전됐기 때문이라고 하나 진정으로 애를 쓰기보다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행안부 ‘떡고물’ 실종… 반대 발언 금기시 분위기도

2010년 충북도를 방문한 이달곤 당시 행안부 장관은 청주·청원 통합을 촉구하는 담화문에서 통합 시 향후 10년 간 보통·특별교부세 2천523억원, 청주·청원 행정구 4개 설치, 구청 4개 청원지역 건립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4차 통합 시도에서는 이런 ‘인센티브’가 보이지 않는다. 구청 설치도 청원지역 4개에서 2개로 축소됐다.

별다른 메리트도 없는 상황에서 추진하는 통합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게다가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비롯해 한범덕 시장, 이종윤 군수가 연일 통합을 외치면서 관청 내부에서는 물론 외부에까지 통합 반대 발언이 금기시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청원군 모 공무원은 “단체장이 하자는 대로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게 공무원 아닌가. 노조가 아니고서야 반대한다고 대놓고 얘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