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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간구(懇求)하며박걸순 충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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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29  11: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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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백범기념관 옆 효창공원에는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의 묘역이 있다. 이는 1945년 11월 23일 중국 충칭에서 환국한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주석이 해외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의 유해 봉환을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듬해 6월에 결실을 거둔 것이다. 이 때 백범은 몸소 부산으로 내려가 이들 순국열사의 유해를 직접 모시고 서울로 올라와 안장식을 주도하였다.

이들 삼의사 묘역 앞 돌에는 ‘유방백세(遺芳百世;아름다운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한다는 뜻)’라고 새겨 두었으며, 각각의 묘 우측에는 이들의 공적을 기록한 묘비가 서 있다. 그런데 맨 왼쪽에는 묘비 대신 “이곳은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봉환되면 모셔질 자리로 1946년에 조성된 가묘입니다.”라고 새긴 안내비가 서 있는 안중근 의사 가묘가 있다. 삼의사 유해를 봉환하며 백범이 후일을 기약해 둔 것이다. 안 의사의 묘가 가묘이기 때문에 사의사라고 하지 못하고 삼의사 묘역이라 부른 것이다.

김구, 김일성에 안 의사 유해 봉환 부탁

1948년 남북 협상회의를 위해 북에 올라가 김일성을 만난 김구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에 노력할 것을 당부하였다. 백범이 함께 데리고 올라간 안 의사의 조카 안우생을 북에 남겨두고 온 것도 삼촌의 유해를 반드시 찾으라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때 김일성은 백범의 말을 매우 진지하게 경청하였으며, 당시 뤼순(旅順)의 국제 정세가 복잡하니 후일을 도모하겠다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꼭 60년이 지난 2008년 3월 20일부터 4월 28일까지 2차에 걸쳐 29일간 충북대학교 유해발굴단(단장 박선주)이 안 의사 유해 발굴을 진행하였다. 발굴 장소는 안 의사 순국 당시 형무소장인 구리하라의 딸 이마이 후사코가 보관해 오던 사진 두 장과, ‘사형집행보고서’ 등의 자료를 토대로 과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추정한 뤼순감옥 인근의 원보산(元寶山) 하단 능선이었다. 발굴 결과, 당시 사용하던 생활용품 등은 다수 출토되었으나 유해 발굴에는 실패하였다. 더구나 공동으로 발굴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던 북측이 정치적 이유로 불참함으로써 공동 발굴의 의미도 퇴색하고 말았다.

원형이 파괴된 유해 매장 추정지

2008년 발굴 당시에도 유해 매장 추정지는 대단위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한 기반시설로 삭토와 성토가 진행되어 원형이 크게 훼손된 상태였다. 그러나 2010년 현장을 다시 방문한 필자는 엄청난 절망감을 맛보아야했다. 발굴 현장과 그 주변에는 이미 15층짜리 대형 아파트 여러 동이 세워져 원형은 완전히 파괴된 꼴이었다. 현재까지는 그곳이 유력한 유해 매장지로 추정되는 곳이니, 유해 발굴은 더더욱 난망한 일이다. 우리 정부가 외교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계속적인 유해 발굴 협조를 요청해도, 중국 측은 한국에 이미 발굴을 허가하였으나 찾지 못하였으니 도시 개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 의사 유해 발굴의 희망을 포기할 수 없다. 지난 2010년 대통령의 지시로 결성된 안중근의사유해발굴단은 안 의사 유해 매장과 관련된 결정적인 자료가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을 것으로 믿고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지로 계속적인 자료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당시의 뤼순지역 등고선 지형도와 지도 등을 종합하여 현재의 위성사진과 합성한 지도를 제작하여 안 의사 유해 매장 추정지를 정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 시신 없이 장례를 모시는 상주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현충일이 다가온다. 안 의사의 장렬한 순국을 애도하며, 그 분의 유해 발굴과 봉환을 간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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